00:00 "의사·약사라 믿었는데" 검증해보니 '충격'
01:21 왜 '유튜브'? 왜 '암'과 '당뇨'였나?
02:18 "이거 먹음 낫는다"...조회수만 믿어선 '낭패'
04:23 믿을만한 콘텐츠, 어떻게 구별하나?
1."의사·약사라 믿었는데" 검증해보니 '충격'
지난 1월, 국내 연구팀의 한 논문이 국제학술지 '미국의학회지(JAMA) 네트워크 오픈'에 발표됐습니다. 미국의사협회가 발행하는 학술지인데요, 의료계에서 많이 읽히고 또 인용되는 '저널'입니다. 논문 핵심은 간단합니다. 의사나 약사, 한의사 등 의료진이 유튜브 영상에 출연해 한 말을 검증, 분석해봤더니 의학적 근거에 기반한 경우가 생각보다 별로 없더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왜 국내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하고, 논문을 쓰게 됐을까. 논문 주저자를 찾아갔습니다. 이 논문은 경기 고양시에 있는 국립암센터 소속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연구진으로 참여해 쓰였습니다. 모두 암 환자분들을 직접 진료하거나, 치료하는 과정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강은교 /국립암센터 교수(가정의학과 전문의, 논문 주저자): 저도 이제 암 센터에 있다 보니까 주로 암 환자분들이나 암 생존자분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요. 환자분들이 암을 진단받게 되면 굉장히 건강에 대한 걱정이 많아지세요. 그래서 여러 가지 정보를 찾아보기도 하시고 하는데 저희가 생각했을 때는 '저 정보를 왜 믿으시지' 싶은 것들도 유튜브에서 이제 만약에 의료진이 나와서 이야기를 한다라고 하면 믿으시고, 그리고 원래 진료 보던 의사랑 상의 없이 약을 중단을 하신다든가 아니면 새로운 걸 드신다든가 아니면 이제 새로운 음식을 찾아서 드신다든가 자연 치료를 고르신다든가 이런 사실 정보로 인한 폐해가 되게 많거든요.]
2. 왜 '유튜브'? 왜 '암'과 '당뇨'였나?
연구팀은 그 대상을 유튜브라는 플랫폼에 올라온 의료진의 말, 그리고 암 뿐만 아니라 당뇨까지 두 대표적인 질환으로 정했습니다. 많은 플랫폼 중 왜 유튜브인지, 또 왜 암과 당뇨인지도 물어봤습니다.
[강은교 /국립암센터 교수(가정의학과 전문의, 논문 주저자):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점점 더 커져가면서 사실 자유로운 발언대가 되다 보니까 의사들도 나를 홍보할 수 있는 이제 홍보의 대로 쓸 수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이 사람이 의료진이라고 해서 정말로 100% 맞는 말만 한다라고 보기가 좀 어려워진 시대가 됐거든요. 그래서 그렇다면 정말 이 의료진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얼마나 근거를 갖고 이야기를 할까에 대해서 좀 연구를 진행을 했던 거고요. (암과 당뇨를 대상으로 한 건) 가장 우리나라에서 좀 일단 유병률이 높을 것을 우선으로 뒀고요. 압도적으로 유튜브에서 좀 많이 다뤄지는 질환이기도 하거든요. 정보량도 많으면서 정보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되는 질환들을 먼저 골랐다고 생각하시면 맞을 것 같아요.]
3. "이거 먹음 낫는다?"...조회수만 믿어선 '낭패'
연구에선 의료진의 말을 평가할 기준부터 세웠습니다. 체계적으로 교차 검증된 논문 등 문헌이나, 주요 보건 기구의 임상 지침을 따른 신뢰도가 가장 높은 말은 A급으로 매겼고요. 품질이 높은 관찰 연구를 바탕으로 한 말은 B급, 연구나 사례가 한정된 말은 C급, 개인적 경험에 기댔거나 근거가 아예 없는 주장은 D급 등 네 가지 등급을 나눴습니다. 1만 뷰 이상 나온 영상, 1분 이상 특정 주제에 대해 말한 300여개 영상이 대상이 됐습니다.
[강은교 /국립암센터 교수(가정의학과 전문의, 논문 주저자): 가정의학과 의사 전문의 2명하고 간호사 2명 이렇게 총 4명이서 진행을 했는데요. 실제로는 저희가 이제 한 영상당 두 사람이 보고요. 이 두 사람의 의견이 일치하면 추가적인 평가는 하지 않고 이 두 사람이 봤는데 일치하지 않는다라고 하면 제3자가 한 번 더 보고 이런 식으로 진행을 했습니다.]
가장 신뢰할 수 있는 A급은 19.7%에 불과했고, 근거가 적거나 없는 D급은 62.5%를 차지했던 거죠. 3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연구 결과,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면요 D급으로 분류된 의료진의 말 중에는, 특히 특정 음식을 권하거나, 자연 치유를 추천하는 류의 내용이 많았다고 합니다 '당뇨약을 먹고는 차도가 크지 않다가, 당뇨약 없이 미나리, 오이 같은 채소류를 먹고 완치되었다'거나, '특정 영양제를 먹었더니 혈당이 잡혔다', '항암 치료를 멈췄더니 암이 사라졌다' 이런 내용이 주를 이뤘다는 겁니다. C급 영상은 예외의 경우가 있지만, 영상에는 이 예외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아 자칫 '통용될 수 있다'고 오해를 부를 수 있는 내용들이 있었는데요. '암 환자는 철분을 먹지 말라'고 단정한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보통 암 환자는 철분제를 따로 먹지 않는 편이 나은 게 맞지만, 위암의 경우가 예외로 꼽혔는데 소개가 안 됐던 겁니다.
[이혁준/대한위암학회 이사장(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 불필요하게 철분을 복용하는 거는 나쁜 거는 맞고요.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는데 철분을 먹으면 안 된다는 식으로 나왔다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이 되거든요. 그러면서 대표적인 게 위암도 맞고요. (위암 환자는) 위를 잘라내고 소장을 우회시키기 때문에 먹는 철이 흡수가 안 돼서 그렇고 그런 사람들은 철분을 복용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4. 믿을만한 콘텐츠, 어떻게 구별하나?
반면, A급 영상 중에는, 주장의 근거가 구체적으로 제시된 영상이 포함됐는데요. 연구 결과가 담긴 논문을 누구나 찾아볼 수 있게 출처를 제시한 이런 경우였습니다. 조회 수는 반면, D급이 A급보다 눈에 띄게 많았습니다.
[강은교 /국립암센터 교수(가정의학과 전문의, 논문 주저자) : A랑 D를 비교하면 확연하게 D등급 영상들이 조회수가 더 높아요. 한 1.35배 정도 더 높은 상황인데요. 그 영상들이 더 재미가 있고 사람들이 선호하는 영상이라는 거죠. 등급이 낮은 영상들은 굉장히 자극적으로 말하시거든요. '내 말만 따르면 약 안 먹어도 돼' 그러다 보니까 '선생님 말만 따르면 완치될 수 있을 것 같아요'라는 (댓글이 달리고), 이제 사람들 입장에서는 조금 더 나에게 현혹적인 정보가 되는 거 아닌가.]
신뢰도가 낮게 평가된 영상의 조회 수가 더 높은 현상의 이유에 대해서는 조금 더 깊이, 후속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보도 이후 기사 댓글에는 '방송사 너희는 그럼 옳은 말만 전하냐', '방송사도 똑같지 않냐'하는 댓글이 상당히 많이 달렸습니다. 맞습니다. 방송사 프로그램에서 나온 말이라도 덮어놓고 믿고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시사점이기도 합니다. 여러 방송사 프로그램에 의료진이 출연해서 말한 영상이 재가공돼서 유튜브에 올라가기도 하고, 실제 이번 연구에서도 이런 영상 일부도 분석 대상에 포함됐고요. 낮은 등급을 받은 영상에도 섞여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플랫폼을 떠나서 의료, 건강 정보는 그 영향이 큰 만큼, 영상 내용을 그대로 믿기보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재차 내용이 맞는지 확인해보고 나서 참고해야 한단 거죠.
[김영애 /국립암센터 암지식센터 부센터장 : 조회 건수나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서 정확하지 않은 정보들이 나에게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먼저 정확한 정보가 무엇인지 찾는 게 가장 중요할 거 같습니다. 이 정보가 가장 최신의 정보인지, 섬네일(만)을 보지 마시고요. 전반 다 보시고 나서, 이 정보가 단순하게 의사의 사견인지, 아니면 전문가의 의견인지가 아니라 진짜 여러 사람이, 많은 사람이 참여한 연구의 결과인지, 그것도 한 번 체크해주셨으면 좋겠고요.]
연구팀은 분석 결과, 반면 신뢰도가 높았던 영상은 대학병원과 학회, 공공기관에서 만든 영상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의료나 건강 관련 정보를 취사 선택할 때, 참고하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취재 : 한성희, 구성 : 신희숙, 영상취재 : 배문산,이무진, 영상편집 : 김세희, 디자인 : 육도현,이정주,앙혜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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