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루스소셜에 올라온 오바마 전 대통령 조롱 영상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원숭이 오바마' 동영상을 공유했다가 삭제한 사건을 계기로, 트럼프 행정부 들어 연방정부기관 게시물에 극우 백인우월주의 콘텐츠가 등장하는 경우가 부쩍 잦아졌다는 지적이 미국 주요 언론매체들로부터 나옵니다.
AP통신은 미국에서 권력 있는 백인 인사들이 명백히 허위이며 인종차별적인 방식으로 흑인을 유인원 등 동물과 연관시켜 온 역사가 오래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흑인 노예화를 정당화하기 위해 쓰인 18세기의 '문화적 인종주의'와 유사과학 이론에서 비롯된 것이며, 노예제도 폐지 후에도 인간 미만의 존재인 야만적 흑인들이 백인들에게 위협이 된다는 가치관을 유포하는 데 쓰였습니다.
미국 제3대 대통령을 지낸 토머스 제퍼슨(1743-1826)은 '버지니아주에 대한 비망록'(1785년 출판)이라는 유명한 책에서 오랑우탄이 선호하는 성적 파트너는 흑인 여성이라고 썼습니다.
1954년 2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당시 대통령은 얼 워런 당시 대법원장을 백악관으로 초대해 만찬을 하면서 인종분리를 주장하는 남부의 백인 학부모들은 나쁜 사람들이 아니라며 "그저 귀여운 어린 딸들이 덩치 큰 흑인 짐승들(big black bucks)과 같은 교실에 앉아 있어야만 할까봐 걱정하는 것뿐"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덩치 큰 흑인 짐승'이라는 문구는 흑인 남성이 체격이 크고 폭력적이며 백인 여성에 대해 통제되지 않는 성적 욕망을 품고 있다는 뜻의 인종차별적 표현입니다.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버락 오바마가 대선후보이던 시절부터 그를 원숭이나 다른 영장류 동물로 묘사하는 티셔츠 등 상품을 판매해왔습니다.
트럼프는 2024년 대선후보 시절에 이민자들에 대해 "우리 나라의 피에 독을 넣고 있다"며 나치 독일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가 유대인들에 대해 썼던 것과 비슷한 말을 썼습니다.
트럼프의 '원숭이 오바마' 동영상 공유 사건 전인 지난달 27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2기 집권기 들어 백악관, 노동부, 국토안보부 등 연방정부기관이 소셜 미디어 게시물에 네오나치 등 극우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즐겨 쓰는 언어, 그림, 영상, 노래 등을 올린 사례들을 지적했습니다.
올해 1월 백악관과 국토안보부가 함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X 등 소셜 미디어에 올린 이민세관단속국(ICE) 인력 채용 게시물에는 "우리는 우리 집을 되찾을 거야"(WE'LL HAVE OUR HOME AGAIN)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이 문구는 '파인 트리 라이엇'이라는 밴드의 노래 제목입니다.
이 노래는 '프라우드 보이즈' 회원이나 네오나치 조직원 등 극우 백인우월주의자들 사이에 매우 인기가 높으며 이들의 정체성을 상징합니다.
이 문구가 들어간 게시물이 물의를 빚자 국토안보부 공보담당자는 해당 문구와 그 노래는 전혀 무관하며 우연히 단어 배열이 같은 표현이 쓰였을 뿐이라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허위 해명임이 명백했습니다.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바로 그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깔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점을 NYT 기자로부터 지적받자 국토안보부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삭제하고 배경음악이 안 달린 X와 페이스북 게시물만 남겨뒀습니다.
백악관은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했을 때 "어느 길로 갈 것인가, 그린란드인이여?"라는 게시물을, 이에 앞서 작년에 국토안보부는 "어느 길로 갈 것인가, 미국인이여?"라는 ICE 인력 채용 게시물을 X에 각각 올렸습니다.
이 두 문구는 1978년 발간된 "어느 길로 갈 것인가 서구인이여?"라는 책의 제목에서 따 온 것입니다.
이 책은 백인 우월주의 운동의 이념적 기초를 제공한 출판물로, 유대인들이 서구 문명을 파괴하려고 획책하고 있으며 흑인들과 유대인들을 추방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인종 통합 정책, 페미니즘, 다문화주의 등은 유대인들의 음모이며 아돌프 히틀러가 옳았다는 주장도 들어 있습니다.
올해 1월 노동부는 "계획을 신뢰하라"(TRUST THE PLAN)이라는 문구로 만든 게시물을 올렸는데, 이는 음모론 신봉 집단 '큐어넌'(QAnon)이 쓰는 구호입니다.
작년 12월 31일에 백악관 X 계정에는 '재이민'(remigration)이라는 단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재이민'이라는 말은 백인이 아닌 사람들과 이민자들을 유럽이나 미국 밖으로 추방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표현입니다.
독일의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 소속 정치인들 10여 명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사진을 공유했습니다.
올해 1월 미국 노동부는 "하나의 조국. 하나의 국민. 하나의 유산"이라는 캡션이 달린 영상을 올렸습니다.
이 문구는 제2차세계대전 때 나치 독일이 사용한 "하나의 국민, 하나의 제국, 하나의 지도자"라는 슬로건과 유사합니다.
(사진=트루스소셜 화면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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