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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달러 원하는 트럼프?…미 월가, 미국 엔화 개입 가능성 제기

약달러 원하는 트럼프?…미 월가, 미국 엔화 개입 가능성 제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과 일본이 과도한 엔화 약세를 막고자 외환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미국 금융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간으로 어제(26일) '월가, 엔화 개입 가능성에 촉각 곤두세워'란 제목의 기사에서 미 재무부가 지난 23일 이례적으로 '레이트 체크'(rate check)를 시행하면서 이런 추정에 불을 붙였다고 진단했습니다.

레이트 체크는 당국이 시중 은행 등을 상대로 환율 수준 등을 문의하는 절차로, 통상 시장 개입의 전 단계로 받아들여집니다.

이 소식 만으로도 23일 하루 사이 엔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1.7% 떨어졌고, 26일(월요일)에도 소폭 추가 하락해 1달러당 약 154엔을 기록했습니다.

엔화는 앞서 9월 1달러당 약 147엔에서 이달 초 160엔 가까이 까지 약세를 보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은 레이트 체크의 이유에 관한 질문이나 논평 요청에 답을 하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엔화 (사진=연합뉴스)

월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엔화 약세 저지에 나설 이유가 많다는 분석이 대다수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특히 아시아 통화 대비 달러화 약세 구도를 원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약 달러는 미국의 수출을 늘리고 미국 내 제조업을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논리가 바탕입니다.

아시아 경제에서 큰 축을 담당하는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 이런 목표 달성이 어렵습니다.

친미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지원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에너지와 식품 등 필수품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일본에 있어 달러화 강세는 수입물가 상승으로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일본 재무장관 가타야마 사츠키는 이달 초 기자들에게 엔화 약세에 대한 우려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논의했으며 , 베센트 장관도 같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지원하고자 작년 200억 달러(약 29조 원)의 대규모 통화 스와프 등으로 페소화 방어에 개입하기도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8일 일본 도쿄 아카사카궁에 도착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함께 자위대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더 나아가 월가 일각에서는 미일 양국이 '플라자 합의'를 연상시키는 공동 시장 개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추측도 나옵니다.

플라자 합의는 1985년 9월 미국 뉴욕의 플라자 호텔에 모인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5개국 재무장관들이 인위적으로 달러 가치를 절하시키기로 한 합의를 말합니다.

일각에서는 플라자 합의와 유사하게 트럼프 행정부가 '제2의 플라자 합의', 이른바 '마러라고 합의'를 추진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호주계 자산운용사인 피나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앤서니 도일 수석 투자 전문가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국내 (경제적) 압박이나 글로벌 파급 리스크 없이는 독자적으로 엔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제2의 플라자 합의'도 거론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도일은 "미국 재무부가 시장 관계자들에게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는 현 사태가 외환 시장의 통상 변동 상황을 넘어섰다는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WSJ은 미 재무부가 현재 2천억 달러(약 290조 원)에 달하는 '외화 안정화 펀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시장 개입이 결정되면 이 펀드를 써 엔화를 매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관건은 '엔 캐리 트레이드'입니다.

'엔 케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돈을 빌려서 미국 주식 등 다른 나라의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행위를 뜻하는데, 엔화가 강세로 바뀌면 일본의 초저금리 기조 속에서 이뤄진 엔 캐리 트레이드가 대거 청산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미국 증시도 하락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최근 수십 년 사이 달러와 외환의 시장 가치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지켜왔고, 이 원칙을 깨고 시장에 개입한 사례는 매우 드물었습니다.

미국이 엔화 환율에 개입한 최근 사례는 2011년으로 당시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엔화 가치가 요동치자 미국과 다른 G7(주요 7개국) 회원국들은 엔화를 매도해 시장을 안정시킨 바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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