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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라크에 "친이란파 숙청 안하면 돈줄 차단" 경고

미국, 이라크에  "친이란파 숙청 안하면 돈줄 차단" 경고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 정부가 이라크 차기 정부에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 세력이 포함될 경우 이라크의 핵심 자금줄인 원유 판매대금 흐름을 차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라크 내 친이란 세력의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해 '오일머니' 통제 카드를 꺼내 든 겁니다.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국이 이라크 고위 정치인들에게 차기 내각에 친이란 무장 정파 인사가 참여할 경우 이라크 원유 수출대금을 겨냥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조슈아 해리스 주이라크 미국 대사대리는 지난 두 달간 무함마드 시아 알수다니 총리를 비롯해 시아파 정치 지도자, 쿠르드족 지도자 등과 잇따라 접촉해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경고는 중재자를 거쳐 일부 친이란 단체 수장들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입장은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온 이라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미국의 요구는 구체적입니다.

작년 11월 총선을 치른 이후 새롭게 구성될 내각에 미국이 '이란과 연계된 인물'로 분류한 58명의 의원 중 누구라도 내각에 들어가면 이라크 새 정부와의 관계를 끊겠다는 것입니다.

이라크 정부 관계자는 "이는 곧 달러 송금을 중단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이 이러한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배경에는 이라크의 독특한 원유 수익 관리 구조가 있습니다.

이라크는 원유 수출 대금의 대부분을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개설된 이라크 중앙은행 계좌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형성된 이 구조 탓에 미국은 사실상 이라크의 국고를 통제할 수 있고, 실제 미국이 달러 송금을 막으면 이라크 경제는 마비됩니다.

미국은 특히 친이랑 무장단체 '아사이브 아흘 알하크'(AAH) 소속 아드난 파이한이 지난달 말 이라크 의회 제1부의장에 선출된 것에 대해 강한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AH는 연간 10억 달러(약 1조4천5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는 석유 밀수 네트워크의 핵심 조직으로 지목돼왔습니다.

그 수장인 카이스 알카잘리는 인권 유린 혐의 등으로 2019년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올랐습니다.

알카잘리는 최근 파이한을 부의장직에서 사퇴시킬 의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는데 미국의 전방위 압박 영향으로 보입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 사안과 관련한 로이터 통신의 질의에 구체적인 답변은 피하면서 "미국은 이라크의 주권을 지지하며, 악의적 이익을 추구하고 종파 분열과 테러를 조장하는 친이란 민병대가 설 자리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6월 이란 핵시설을 폭격하고 최근 반정부 시위 사태와 관련해 군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나온 고강도 압박책입니다.

이란은 역내에 대리세력을 육성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경제제재를 회피할 핵심 통로로 이라크 내 친이란 세력을 활용해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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