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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킥보드 불법주차 신고하는 '전동기 헌터' 등장…'킥보드 없는 거리' 호응

전동킥보드 불법주차 신고하는 '전동기 헌터' 등장…'킥보드 없는 거리' 호응
▲ 전동킥보드

'킥라니'(전동킥보드+고라니)라 불리는 전동킥보드 운전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보행로에 방치·주차된 전동킥보드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아무데나 널브러져 있는 전동킥보드를 신고하는 이른바 '전동기 헌터(hunter·사냥꾼)'들도 나타났습니다.

지방자치단체는 보행로 중앙·자전거도로·교차로 가장자리·점자블록 등 안전사고 위험이 있는 곳을 대상으로 개인형 이동장치(PM·Personal Mobility) 주차 신고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고양특례시·김포시·광명시·시흥시·창원시 등 5곳의 공유전동기 불법 주차 오픈채팅 민원방에는 보행을 방해하는 전동기들을 본 시민들의 신고 메시지가 수시로 올라왔습니다.

관리자들은 신고를 접수하고 "처리했다"며 깨끗해진 길을 찍어 올리거나 "사용자에 의해 이동됐다"며 이후의 상황에 대해 알렸습니다.

창원시 신고방에서 A 민원인은 보행로 옆에 세워진 킥보드를 신고한 채팅에 "그래도 여긴 양호하다. 다른 곳은 인도 한가운데 있고 신호등 건너는 곳에도 있다"고 푸념했습니다.

뒤이어 B 민원인도 "정책과 분들이랑 공유킥보드 업체분들 추운 날 고생하시는 거 안다"면서도 "그렇지만 이거 이런 식으로 저희가 백날 신고해도 칼 안 뽑으시면 안 바뀐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시민들이 직접 '헌터'로 나선 데는 보행권 침해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있습니다.

엑스에는 "요새 인도 다 가로막는 PM 많아서 짜증났는데"(90_***), "안 그래도 매일 출퇴근하면서 전동기 길막 때문에 힘들었다"(dea***) 등의 불평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대학생 김 모(25) 씨도 20일 "일주일 전쯤 노량진 마을버스에서 내려 걷다가 킥보드 손잡이 부분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며 "(보행로) 중간에 버젓이 놓여 있었는데 어떻게 거기에 킥보드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넘어질 뻔했던 후로도 길 가다 보면 주차 공간이 아닌데도 주차된 킥보드가 많았다"며 "안전이 달린 문제인 만큼 관리를 좀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불법 주차된 킥보드는 직접적인 보행사고뿐만 아니라 2차적인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도 굉장히 크다"며 "자전거 운전자가 길에 놓인 킥보드를 피하려다 보행자와 추돌하는 사고도 자주 발생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전동킥보드가 보행로 점자블록을 막고 휠체어 경로를 방해하면서 장애인 보행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큽니다.

양남규 한국시각장애인협회 이사는 "도보 보행을 자주 하는 편인데 점자블록을 따라가다 보면 길뿐만 아니라 역 주변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 주변에 킥보드가 놓인 경우가 정말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세워져 있는 경우는 그나마 낫지만 눕혀져 있는 경우에는 그대로 걸려 넘어질 수밖에 없다"며 "가뜩이나 겨울에는 길이 미끄러워 킥보드를 피하려다 넘어지는 사고도 발생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킥보드 없는 거리'에 대한 호응이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지난해 8월 마포구와 서초구 지역 생활인구 500명(만 18~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킥보드 없는 거리'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80.4%가 무단 방치된 킥보드 수량이 감소했다고 답했습니다.

또 향후 보행 밀집 지역이나 안전 취약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에는 98.4%가 찬성했습니다.

서울시는 작년 5월부터 마포구 홍대 레드로드와 서초구 반포 학원가 등 2개 도로 구간에서 전동킥보드 통행을 금지하는 '킥보드 없는 거리'를 전국 최초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5일에는 인천시가 연수구 송도 학원가 2개 구간과 부평구 테마의 거리 1개 구간에서 '킥보드 없는 거리'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양 이사는 "킥보드가 없어 안심하고 걷는 것과 킥보드가 어디든 놓여 있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걷는 건 천지 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예상할 수 없는 사고로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불법 주차된 킥보드를 단순한 장애물로 치부할 수 없다"며 "'킥보드 없는 거리'가 조성되는 것만으로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CCTV가 잘 설치돼 불법 주차된 전동킥보드의 경우 위치에 따라 단속이 즉시 가능할 수 있다"며 "CCTV를 활용한 단속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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