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 화재
오늘(16일) 오전 화마가 덮친 '서울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 개포동 구룡마을에는 망연자실한 주민들의 절규가 이어졌습니다.
이들은 가스통이 터지는 폭발음이 들릴 때마다 "어떡하면 좋냐"며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소방관들이 불을 끄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주민들은 경찰과 소방관이 보일 때마다 "소방차가 왜 보이지 않느냐. 빨리 불 좀 꺼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사이렌과 함께 대피 방송이 계속 울렸으나 주민들은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했습니다.
한 주민은 경찰의 대피 지시에도 문을 잠그고 "내 집인데 도대체 어디로 떠나라는 거냐"며 버티다가 10여 분 만에 나왔습니다.
34년 동안 구룡마을에 살았다는 이재민 A 씨는 "기가 막히고 황당해서 눈물도 안 나온다"며 마을 길목에 주저앉아 멍하니 불타는 집만 바라봤습니다.
경찰이 팔을 붙잡고 함께 대피하려 했으나 요지부동이었습니다.
A씨는 "집 안에 있는 약도 못 갖고 나왔다"며 "지금까지 어떤 조치도 안 하고 정부가 방치한 게 문제지, 인제 와서 무슨 소용이냐"고 울먹였습니다.
인근 주민 신 모(71)씨도 "강아지 네 마리도 못 데려 나오고 몸만 빠져나왔다"고 했습니다.
그는 "시집 와서부터 여기 살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피해를 본 구룡마을 4지구와 6지구에는 각각 32가구 47명, 51가구 77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에 따라 이재민이 100명이 넘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4지구 주민 25명은 스스로 대피해 인근 학교 등에 머물고 있습니다.
정광훈 강남소방서 소방행정과장은 "인근 고물상에 화재가 번지는 걸 차단했고 5지구와 산으로 가지 않도록 방어선을 구축했다"며 "4지구를 통해 산불이 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으나 저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인명피해는 없지만, 좁은 길목에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탓에 소방차 진입이 제한돼 진압 작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소방 당국은 헬기 투입도 검토했으나 짙게 낀 안개와 미세먼지 탓에 이륙하지 못했습니다.
소방 관계자는 "헬기는 현재 대기 중이며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 투입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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