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리안 드림'을 안고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가 노동력 착취를 당한 베트남 청년 2명이, 인신매매 피해자로 인정됐다는 사실이 지난해 저희 보도로 알려졌습니다. 이들과 같은 직업학교에 소속된 다른 베트남 청년 14명도 최근 피해자로 인정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먼저 전형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전형우 기자>
2년 전 25살 베트남 청년 A 씨는 기술연수생 비자를 받고 우리나라에 왔습니다.
경남 김해의 한 직업학교에서 용접 기술을 배우고 조선소에서 돈도 벌 수 있다는 브로커의 말에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겁니다.
A 씨는 학원비와 기숙사비 등 2천400여만 원을 냈지만, 시설은 열악했고 직업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A 씨/인신매매 피해자 : 수업을 제대로 안 해주고 연수생들에 대한 책임감이 없다고 느꼈어요.]
돈을 돌려달라고 하자 업무방해로 고소하겠다는 협박을 받았고, 비자 연장을 해주지 않는 바람에 외국인보호소에 열흘간 구금돼야 했습니다.
[A 씨/인신매매 피해자 : 단속에 잡혀서 있을 때 오랫동안 연락이 안 돼서 베트남에 있는 가족들이 많이 걱정했어요.]
성평등가족부 산하 보호기관은 A 씨를 포함해 같은 직업학교 소속 베트남인 14명을 인신매매 피해자로 인정했습니다.
앞서 인정된 2명을 포함하면 한 사업장에서 모두 16명의 인신매매 피해자가 발생한 건데, 2023년 인신매매방지법 시행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실습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목포에 있는 조선소에 투입됐다가 다치기도 했습니다.
[B 씨/인신매매 피해자 : 용접 일하면서 연수생들이 눈하고 손을 다쳤어요.]
인신매매 피해자로 인정되면 가해자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인신매매방지법에 따른 가해자 처벌은 어렵습니다.
[이주언 변호사/피해자 측 대리인 : 형법에서 인신매매를 처벌하고 있긴 하지만 인신매매방지법에서는 처벌조항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처벌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노동력 착취로 인신매매 피해자 인정을 받은 외국인은 2024년 6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37명으로 6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 영상편집 : 신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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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베트남 청년들을 국내로 데려온 브로커는 현재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걸로 확인됐습니다. '김 선생님'으로 불린 이 브로커, 베트남 연수생들에게 강제로 일을 시키고, 월급은 모두 떼먹은 걸로 조사됐습니다.
이어서 이성훈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이성훈 기자>
한국으로 입국한 베트남 청년들을 맨 처음 맞이한 사람은 '김 선생님'으로 불리는 브로커 김 모 씨였습니다.
김 씨는 베트남 청년들을 경남 김해의 직업학교로 보낸 뒤 목포의 조선소에서 강제로 일하게 했습니다.
베트남 청년들이 "용접을 배우러 온 거지 청소하러 온 게 아니다", "퇴근하면 항상 두통이 난다"고 문제를 제기하면 김 씨는 "연수생 자격이 끝나고 전문 취업 비자를 받으면 상황이 달라진다"는 말로 안심시켰습니다.
"다시 직업학교로 돌아가 교육을 받고 싶다"고 하면 "이탈 신고를 해 비자를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협박했습니다.
[B 씨/인신매매 피해자 : 김 선생님이 협박했어요. 여기서(조선소) 나가면 안 된다고. 무서워서 계속 일했습니다.]
조선소에서 나온 급여는 모두 김 씨가 챙겼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가 떼어먹은 돈은 확인된 것만 1천190만 원, 피해자는 7명에 달합니다.
피해자들의 고소로 결국 경찰에 구속된 김 씨는 출입국관리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강요 등의 혐의로 지난달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김 씨는 직업학교의 '국제교류처장' 직함을 달고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훈련비 착취 혐의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직업학교 교장은 자신도 김 씨에게 속았다며 연루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직업학교 교장 : (연수생) 모집부터 시작해서 (조선소) 도크 오고 픽업하고 모든 것을 김 씨가 하다 보니까. 자기 형님 이름으로 (급여를) 착복한 거라.]
고용노동부는 직업학교에 베트남 연수생들에게 받은 훈련비 중 미훈련 부분을 돌려주라는 시정명령과 과태료 처분을 내렸습니다.
또 인신매매 피해자들에게 노동법 적용이 가능한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 영상편집 : 신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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