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유령선단' 한반도 주변서도 활개…제주해협 지나 동해서 환적

'유령선단' 한반도 주변서도 활개…제주해협 지나 동해서 환적
▲ 미국이 나포한 베네수엘라 연계 러시아 유조선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오가는 유조선을 잇달아 나포하면서 주목받는 '유령 선단'이 중국·러시아와 가까운 한반도 주변에서도 활개를 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선박 추적 서비스 '케이플러' 등의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유령 선단의 운영 실태를 9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유령 선단(ghost fleet)은 국제 제재 대상인 국가의 석유 등을 밀거래할 때 이용되는 선박을 가리킵니다.

'암흑 선단'(dark fleet) 또는 '그림자 선단'(shadow fleet)으로도 불립니다.

한반도 주변에서 이 같은 유령 선단의 움직임이 가장 최근 포착된 것은 이달 초, 중국과 러시아의 선박 사이에 이뤄진 해상 거래였습니다.

중국 옌타이를 출발한 준통(Jun Tong)호는 서해를 거쳐 한반도와 제주도 사이 해협을 지나 동해로 향했습니다.

준통호는 북한과 러시아의 국경 근처에서 대기 중인 배와 접선, 이 배에 실려있던 석유 70만 배럴을 옮겨 실었습니다.

준통호에 원유를 넘겨준 배는 유령 선단 중 하나로 알려진 러시아의 카피탄 코스티체프(Kapitan Kostichev)호였습니다.

코스티체프호는 지난 6일 러시아 사할린으로 돌아갔습니다.

선박 모니터링 웹사이트 '탱커 트랙커스'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활동하는 유령 선단의 규모는 1천470척 이상으로 파악됐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쟁을 벌인 2022년 이후 서방의 제재를 피하기 위한 석유 수출 경로를 찾으면서 유령 선단의 규모가 급증했습니다.

유령 선단을 통해 거래된 석유는 지난해 약 37억 배럴로, 전세계 유통량의 6~7%를 차지했다고 케이플러는 집계했습니다.

유령 선단은 서방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위성항법장치(GPS) 좌표를 위조하고, 신호를 복제해 가짜 선박을 만들어내는가 하면, 선박명과 국적도 수시로 바꿉니다.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를 전후해 유령 선단 나포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중국,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됩니다.

유령 선단을 통해 러시아·베네수엘라·이란의 석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중국을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석유를 수출하는 쪽을 자금 측면에서 압박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