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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후 우크라 파병 선언했지만…"준비된 국가 소수"

유럽, 전후 우크라 파병 선언했지만…"준비된 국가 소수"
▲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 모인 '의지의 연합' 정상들

유럽의 우크라이나 동맹국들이 지난 6일 전후 '의지의 연합' 다국적군 파병을 선언했으나 실제 파병 준비가 된 국가는 소수에 그친다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보도했습니다.

의지의 연합 회원국 정상들은 지난 6일 프랑스 파리에 모여 전후 우크라이나의 지속적인 평화를 위해 다국적군을 파병한다는 '파리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선언에서 "다국적군은 자발적 국가들의 기여로 창설돼 우크라이나 군대의 재편과 억지력 강화를 지원할 것"이라며 "이런 조치는 유럽이 주도하고 연합에 참여한 비유럽 국가들의 협력과 미국의 참여하에 진행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공동 성명에도 우크라이나에 실제 지상군을 파병하겠다는 국가가 얼마나 되는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의지의 연합을 주도한 프랑스와 영국은 파병 의지를 그간 공개적으로 밝혀왔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6일 회의 이후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에 '수천 명의 병력'을 파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AFP 통신에 따르면 8일엔 주요 정당 지도자들과 만나 프랑스와 영국 병력으로 구성된 두 개 여단, 즉 1만명 미만의 병력을 파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중 절반은 프랑스군이 될 수 있다고 한 참석자가 AFP에 전했습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역시 7일 하원에서 파병을 전제로 "우크라이나가 억지 전략을 수행할 때 우크라이나군의 능력을 지원하고 (우크라이나 내) 군 거점지역을 조성하고 보호하는 것이 영국군의 역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들 외에 공개적으로 지상군 파병 의사를 밝힌 나라는 스페인, 벨기에,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정도입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6일 회의 후 "스페인 군대의 주둔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공고히 할 준비가 돼 있다"며 광범위한 정치적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12일부터 야당과 논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투아니아 로베르타스 카우나스 국방장관도 같은 날 "평화 협정이 체결될 경우 수백 명의 (리투아니아) 군인이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까지 입장이 모호한 나라도 있습니다.

포르투갈의 경우 "항상 책임에 부응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결정 시점을 미뤘고, 네덜란드 역시 연립정부 내부와 하원 논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어떤 약속도 하지 않았습니다.

덴마크는 그린란드 문제에 집중하느라 정신이 없으며, 러시아와 1천300㎞ 국경을 맞대 핀란드는 자국 영토에 군사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파병에 신중합니다.

반면 파병에 명확히 선을 그은 국가는 상당합니다.

이들은 지상군 파병은 부담스러우니 다른 형태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독일이 대표적으로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휴전 후 우크라이나에 인접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영토로 군대를 파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집권 여당 기독민주당(CDU)의 위르겐 하르트 의원은 독일군이 폴란드, 루마니아, 몰도바, 헝가리 일부와 같은 지역에서만 2차 방어선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정 상대인 사회민주당(SPD)의 거부감뿐만 아니라 군대 투입 시 연방의회 표결을 의무화한 헌법적 제약도 염두에 둔 발언입니다.

다만 CDU 내 일각에선 "우크라이나 외 나토 회원국에 파병하는 건 억지 효과가 전혀 없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나옵니다.

이탈리아 조르자 멜로니 총리 역시 파병을 강하게 거부하고 있습니다.

르몽드는 멜로니 총리가 연정 상대인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의 극우 성향 동맹(Lega)을 자극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심지어 살비니 부총리는 과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구상에서 가장 훌륭한 정치인"이라고 칭찬한 적도 있습니다.

멜로니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감을 사는 것도 원치 않습니다.

백악관 눈에는 일부 유럽 동맹국이 지나치게 호전적으로 보일 수 있어 이탈리아가 여기에 동조하는 걸 피하고 싶어 한다고 르몽드는 평가했습니다.

파리 회담을 마치고 나온 스웨덴의 울프 크리스테르손 총리 역시 "그리펜 전투기를 통한 공중 감시와 흑해에서의 기뢰 제거 능력으로 기여할 계획"이라 밝혔습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도 파병 대신 "물류와 조직 운영에 관한 선도적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폴란드 국방장관은 지난해 8월 "5천∼6천명의 폴란드 군이 이미 나토 동부 전선을 방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동원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또 다른 중요 이웃 국가인 루마니아도 비슷합니다.

니쿠쇼르 단 루마니아 대통령은 르몽드에 "루마니아가 이웃 국가 영토에 지상군을 보내는 건 적절치 않다"며 "루마니아 모든 정당이 내린 정치적 결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의지의 연합에 참여하는 체코,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그리스, 룩셈부르크 역시 파병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 파병으로 각국의 여론이 불안해지고 많은 극우 정당이 이런 두려움을 정치적 연료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르몽드는 분석했습니다.

여론의 불안이 아예 근거 없는 건 아닙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종전 후 우크라이나에 다국적군을 배치한다는 파리 선언에 8일 "그런 부대와 시설은 모두 러시아군의 정당한 군사 표적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유럽 내 친러시아 성향인 헝가리의 시야르토 페테르 외무장관도 6일 파리 선언에 대해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존재를 구축하려는 서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와 직접적 전쟁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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