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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4천억 혈세가 줄줄" 유튜버 폭로…조회수 1억 터지자 사라진 '실세 주지사' [글로벌인사이트]

지난해 연말 미국에선 한 유튜브 영상이 엄청난 화제였습니다.

23살 유튜버 닉 셜리가 정치 거물이 연루된 스캔들의 실태를 파헤친 건데요.

셜리는 소말리아계 미국인들을 중심으로 세워진 미네소타주의 가짜 사회복지 업체들이 복지 지원금을 횡령했다는 이른바 '미네소타 복지 스캔들'의 실체를 밝히겠다며 복지 시설들을 직접 찾아 영상을 찍었습니다.

[닉 셜리/유튜버 : 간판에 '연중무휴,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라고 쓰여있네요. 이 건물이 수백만 달러(수십억 원)를 벌어들였다는 곳인데, 평일인 지금 문조차 안 연 것 같군요.]

[닉 셜리/유튜버 : 돈은 어디로 갔나요? 이 데이케어 센터엔 아이들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 건물들에 260만 달러(약 37억 원)가 넘는 돈이 들어갔습니다.]

여러 소셜미디어에서 급속도로 퍼진 이 영상은 며칠 만에 조회 수 1억 회를 넘겼고,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나섰던 팀 월즈 미네소타주지사는 영상이 공개된 지 2주도 되지 않아 3선 도전을 포기했습니다.

셜리가 말한 '미네소타 복지 스캔들'은 지난 2022년 미국 연방 검찰이 '피딩 아워 퓨처'라는 비영리단체를 기소하면서 처음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복지 지출이 늘어난 틈을 타 이른바 유령 사회복지 업체들이 아이들과 노약자 같은 취약계층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속여 부당하게 지원금을 받아냈다는 겁니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 업체들이 빼돌린 지원금의 규모가 10억 달러, 우리 돈 약 1조 4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태가 이렇게까지 커진 배경엔 부정 수급 정황을 포착하고도 소극적으로 대응한 주 정부가 있었습니다.

팬데믹 당시 복지 사업 신청이 쇄도하자 주 정부는 이 사업들이 진행되긴 하는 건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자 '피딩 아워 퓨처'는 "소수 민족이 소유한 기업의 사업 신청을 승인하지 않는 건 인종차별 혐의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압박했습니다.

결국, 부담을 느낀 주 정부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사업을 승인한 뒤 지원금을 지급했습니다.

당시 미네소타 주지사는 지난 2024년 대선 당시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던 팀 월즈였습니다.

인구 3백 명에 불과한 네브래스카의 작은 시골에서 나고 자란 월즈는 20년 동안 공립학교 교사로 일하다가 미네소타에서 민주당 하원의원으로 당선되며 정치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교사 시절 풋볼팀 코치를 했고 주 방위군으로도 복무한 월즈는 친근함을 내세워 인기를 끌었고, 2018년 미네소타 주지사에 당선된 뒤 2022년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나섰습니다.

[팀 월즈 / 미네소타 주지사 (2024년 8월, 시카고 민주당 전당대회) : 이 놀라운 대선 캠페인에 함께할 수 있도록 저를 믿어주고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미국 부통령 후보 지명을 수락하게 된 것은 제 인생 최고의 영광입니다.]

미국 정치계에서 월즈는 민주당의 강력한 차기 대선 후보 중 한 명이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주지사로 있는 동안 복지 스캔들이 터지며 책임론이 제기됐지만 월즈는 버텼고, 지난해 9월 3선 도전을 선언한 뒤 대권까지 꿈꾸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4개월 만에 닉 셜리라는 젊은 유튜버의 영상 한 편에 정치 인생이 끝날 위기에 처했습니다.

셜리가 새로운 사실을 폭로한 건 아니었습니다.

대신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과 관련된 현장을 직접 찾아가 한쪽의 주장에 힘을 실을 수 있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했습니다.

이번 영상에선 복지 시설 직원으로 추정되는 소말리아계 미국인들이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말하는 모습을 해석 없이 보여줬습니다.

[데이비드 : 돈이 어디에 쓰인 겁니까? 126만 달러(약 18억 원) 말입니다. 어디에 쓰였나요?]

복지 스캔들은 기소된 피고인 대부분이 소말리아계 미국인이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반이민 정서를 부추기는 사건이었습니다.

빼돌린 정부 지원금이 소말리아 무장단체로 넘어갔다는 음모론이 퍼졌고, 트럼프 대통령이 TV 생중계에서 소말리아계 미국인들을 "납세자들을 속인 쓰레기"라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지난해 12월 2일, 백악관 각료 회의) : 누군가는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다'라고 하더군요. 저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들(소말리아 출신 이민자)이 우리나라에 있는 게 싫습니다. 그들의 나라(소말리아)는 악취가 납니다. 우리가 계속해서 쓰레기들을 받아들인다면 잘못된 길로 가게 될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복지 지원금을 받았다는 시설에 아이들은 없고 소말리아계 미국인들만 가득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소위 '대박'이 터진 겁니다.

영상에 나온 업체들이 사기를 벌였단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주정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졌고, 트럼프 행정부는 "다른 민주당 주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이라며 미네소타를 포함해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있는 5개 주의 저소득층 아동 지원 예산 집행을 보류했습니다.

[캐롤라인 레빗/백악관 대변인 : 법 집행 및 이민 단속을 지원하기 위해 약 2천 명의 요원을 미니애폴리스로 파견했습니다. 말씀드린 대로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이 어제 현장에 있었습니다. 이번 사안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행정부 전체가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그런데, 강도 높은 이민 단속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네소타주에선 비극적인 사건이 터졌습니다.

이민세관단속국 요원들이 차량으로 길을 가로막은 한 여성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겁니다.

숨진 여성은 미국 시민권을 가진 30대 백인 여성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연방 당국은 숨진 여성이 단속 작전 중인 요원들을 차량으로 위협해 생긴 일이라며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서장은 피해자가 수사 대상이었다는 정황은 없었다고 설명했고,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정당방위 주장이 "완전히 거짓말"이라며 거친 표현을 쏟아냈습니다.

[제이콥 프레이/미니애폴리스 시장 : 그들(트럼프 행정부)은 벌써 이번 일을 정당방위로 몰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영상을 봤는데, 이렇게 직접 말씀드리겠습니다. 정부 발표는 헛소리입니다. ICE(이민세관단속국)는 당장 미니애폴리스에서 떠나십시오.]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이민단속 요원들에게 눈덩이를 던지며 항의했고 밤 늦게까지 추모 집회가 이어졌습니다.

미니애폴리스는 1기 트럼프 때인 지난 2020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발생했던 곳이라 미국 전역에 파장이 일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취재: 김진우 / 영상취재: 설치환 / 영상편집: 채지원 / 디자인: 육도현 / 화면제공: 유튜브 'Nick Shirley', 'CNN', 'The White House' / 제작: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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