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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갈등 '최전선'…일본 요나구니섬은 지금

<앵커>

다카이치 일본 총리가 타이완 유사시 군사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미국이 타이완에 역대 최대 규모의 무기 수출을 승인했고, 중국은 타이완 포위 훈련에 나섰습니다. 이 지역 긴장이 빠르게 고조되면서, 중일 갈등의 최전선으로 일본 최서단 요나구니섬이 떠올랐습니다. 일본은 타이완과 불과 100여 킬로미터 떨어진 이 섬에 병력과 무기를 추가 배치하고 있습니다.

문준모 특파원이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도쿄에서 오키나와 본섬까지 3시간, 여기서 경비행기로 1시간 반을 더 가면 일본의 서쪽 끝 요나구니섬이 있습니다.

도쿄에서 2,000여㎞ 떨어져 있는데, 타이완까지는 110㎞밖에 안 됩니다.

일본의 최서단을 알리는 표지석입니다.

맑은 날에는 이곳에서 육안으로 타이완의 끝자락이 보일 정도로 가깝습니다.

평화롭던 섬은 타이완 유사시 군사개입을 시사한 다카이치 총리 발언 이후 중일 갈등이 격화되면서 일본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 됐습니다.

[자위대 레이더탑, 저거 아니에요?]

2016년부터 주둔하며 연안 감시를 해온 자위대 성격도 바뀝니다.

내년에는 적의 레이더를 무력화하는 전자전부대가 배치되고, 중거리 미사일도 들여올 계획입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불안해하는 주민들에게 섬이 더 안전해진다고 강조했습니다.

[고이즈미 신지로/일본 방위상 : 미사일이 배치되면 공격받을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지역 긴장을 고조시킨다는 지적은 맞지 않습니다.]

그러나 유사시 이 섬이 중국의 1차 목표물이 될 거라는 우려는 커지고 있습니다.

[훈련용 방송 : J경보 미사일 경보입니다. 건물 안으로 대피하세요.]

2022년부터 탄도미사일 낙하 대비 훈련을 하고 있지만, 기껏해야 책상 밑에 숨는 게 전부입니다.

[마코토/요나구니 주민 : 대피소가 어디 있는지 특별히 통보받은 게 없어요.]

2년 뒤 완공된다는 지하 대피소는 주민 1천700명 가운데, 200명만 들어갈 수 있는 규모입니다.

[코미네 히로모토/요나구니정 의원 : 공항도 항만도 군사 자산이라서 공격 대상이 될 확률이 높아요. 200명 정원인 대피소에 다 들어갈 수도 없고 (섬 밖으로) 피난도 못 가는 겁니다.]

한 토박이 주민은 군사적 긴장을 높인 다카이치 총리가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야마다/요나구니 주민 : 체면이 깎여도 '말이 지나쳤다', '본심이 아니었다', '미안하다'고 총리가 사과해야 합니다. 애매하게 넘어가면 상황이 더 악화될 뿐이에요.]

지난 8월 지자체장 선거에서는 섬 병력 강화를 주도한 현직 단체장이 떨어지고, 중도파가 당선됐습니다.

[우에치 쓰네오/요나구니정 정장 : 오키나와는 중국과의 교류가 오래전부터 활발했습니다. 한국을 포함해 이웃 나라끼리 사이좋게 지내야 해요.]

그러나 중일 갈등이 계속되는 한 요나구니섬의 군사 거점화는 새해에도 가속화돼 동북아 안보 환경에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문현진, 영상편집 : 박진훈, 디자인 : 박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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