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단독] 오심에도 "굿 판정"…"그 심판이 오른팔" 해명 (풀영상)

<앵커>

올해 프로축구 K리그 경기에선 분노를 유발하는 심판 판정이 잇따랐습니다. 실제로 오심은 지난해보다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저희가 그 배경을 취재해 봤더니,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이, 오심이 잦은 특정 심판에게 '배정 특혜'를 주는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편광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편광현 기자>

올해 1부리그 K리그1의 오심은 지난해보다 4배 이상 많은 35건, 2부리그에서는 2.35배 늘어난 47건 집계됐습니다.

이렇게 오심이 폭증한 데 대해, 일부 심판들은 문진희 위원장의 독단적이고 불공정한 심판 배정이 한 원인이라고 주장합니다.

[현직 심판 (음성 대역) : 심판위원장이 배정에 100% 권한을 갖고 있다고 확신해요. 본인이 아끼는 심판들이 그렇게 얘기를 해요. 이렇게 해서 배정을 받았다.]

SBS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K리그2 주심인 A 심판과 B 심판은, 문진희 위원장 부임 후 상위 1부리그 배정 빈도가 눈에 띄게 많아졌는데 이들의 역량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A 심판은 올해 2부리그 19명의 주심 중 가장 많은 4차례 오심을 범하고도 1부리그 배정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B 심판은 지난달 K리그1 1,2위 맞대결로 관심이 집중된 전북과 대전의 경기에 VAR 심판으로 배정돼 오심 논란을 키웠습니다.

전북 송민규가 페널티박스 밖에서 범한 핸드볼 파울에 대해, 프리킥을 선언한 주심의 정심을 페널티킥으로 정정해 논란을 일으키고도 경기 후 평가에선 준수한 판정을 내렸다는 평점을 받았습니다.

[거스 포옛/전 전북현대 감독 : 그때 VAR(비디오 판독 심판)은 더 이상 경기를 맡으면 안 됩니다. 판정 원칙도 모른다면, 떠나야죠.]

두 심판은 4부리그에서 활동하던 2022년, 아마추어 대회 기간 문 위원장이 동석한 가운데 부적절한 술자리를 가졌는데, 징계는커녕 그해 연말 이례적으로 K리그2로 두 단계 승급했습니다.

[현직 심판 (음성 대역) : A 심판은 문 위원장의 오른팔이죠. 과거 풋살팀 주장을 맡았을 때 그 팀 감독이 문 위원장이었고, B 심판은 위원장과 사적으로 가까운데 '내가 다 해줄게' 이런 문자도 받고….]

이에 대해 문 위원장은 "A와 B 심판은 2부 리그 심판 평가에서 각각 3, 4위를 차지한 우수한 심판"이라며, "국제 대회에 진출시키기 위해 기회를 좀 더 제공한 점은 인정한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영상편집 : 장현기, 디자인 : 이연준)

---

문진희 심판위원장

<앵커>

심판 위원장은 심판들의 평가 점수에 따라 경기를 배정한다고 해명했지만, 문제는 이 평가에도 위원장의 입김이 작용한다는 겁니다. 과도한 권한이 한 사람에게 몰린 탓에 불신과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어서 홍석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홍석준 기자>

심판 평가서는 매 경기 배정된 평가관이 작성하는데, 점수에 따라 다음 경기 배정 정지나 하위 리그 강등이 결정될 정도로 심판에겐 중요한 잣대입니다.

그런데 이 평가서는 심판위원장의 입김에 따라 수시로 바뀔 수 있습니다.

실제로 문 위원장은 올 시즌 평가관의 평점을 79번이나 바꿨다고 했습니다.

[문진희/심판위원장 (2025. 12. 13 대한축구협회 심판 평가관 세미나) : 매주 심각할 정도로 (평점) 바로잡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79개의 에러(수정)가 나왔다는 거예요.]

문 위원장은 바로잡기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축구 협회에는 평점 수정에 대한 명문화 규정이 없어 심판위원장이 전횡을 일삼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평가 기준도 오락가락합니다.

앞서 소개한 문 위원장의 측근 B 심판이 주심의 정심을 페널티킥으로 정정하는 오심에도 징계 없이 준수한 평가를 받은 반면, 다른 한 심판은 비디오 판독 오심으로 1경기 배정 정지 징계를 받았습니다.

또 심판 배정 규정에 위원회의 위임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문구가 있어서, 사실상 심판위원장 마음대로 배정이 가능합니다.

[문진희/심판위원장 (2025. 12. 13 대한축구협회 심판 평가관 세미나) : 규정 안에서 규칙으로 돌아가는 건 돌아가는 거고요. 운영은 위원장 안에서, 그룹 안에서 이뤄지는 거예요. 규정과 운영을 착각하지 말길 바랍니다.]

배정된 리그와 경기 수에 따라 임금이 차등 지급되는 심판 사회에서, 과도한 권한이 위원장에 집중되고 견제하지 못하는 구조는 불신과 불만을 키우고 있습니다.

[김승수/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 : 심판위원장의 한마디에 심판들이 상위 리그로 올라가거나, 배정에서 제외되거나, 이런 부분들이 실제 이루어져 왔었기 때문에 과도한 권한에 대해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문 위원장은 "평가 제도에 문제점을 발견해 신중히 재정비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근본적인 시스템을 뜯어고치지 않는 한 무너진 신뢰와 공정성 회복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한결, 영상편집 : 장현기, 디자인 : 강윤정)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귀에 빡!종원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
SBS 연예뉴스 가십보단 팩트를, 재미있지만 품격있게!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연합뉴스 - 국내최고 콘텐츠판매 플랫폼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