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참사 후 1년이 흘렀지만 사고 조사 기관의 독립성과 투명성 논란이 이어지면서 여전히 정확한 사고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유족들은 더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말합니다.
이성훈 기자입니다.
<기자>
무안공항 한구석에 사고 여객기 꼬리 잔해가 검은 천막으로 덮여 있습니다.
진상 조사가 늦어지고 관계 기관들도 신경 쓰지 않으면서 1년이나 야외공간에 방치된 겁니다.
역대 최악의 항공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진상 규명 작업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지난 7월 "오른쪽 엔진 손상이 심했음에도 조종사가 왼쪽 엔진을 껐다"는 조사 내용을 발표하려다 취소했습니다.
미국 엔진 제조사 분석에만 의존해 기체 결함 가능성을 배제하고 조종사 과실로 몰아간다는 비판 때문이었습니다.
유족들이 분석 보고서 공개를 요청했지만, 사조위는 영업 비밀 등을 이유로 거절했습니다.
사조위는 이달 초에도 언론 질의를 제한하는 공청회를 열어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하려 했지만 무산됐습니다.
[김유진/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대표 : 유가족들은 정보가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본인들이 주장하는 결과에 대해서만 단순한 통보식으로 졸속 공청회를….]
유족들은 참사 직후부터 사조위가 조사 대상인 국토부 산하여서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질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에야 사조위를 국무총리실로 옮기는 법안이 국회 상임위 문턱을 넘었습니다.
[김광일/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 : 유가족 전담 연락관을 두고, 공개할 수 있는 자료와 그 범위와 공개 형식을 사전에 합의해서 불만이 없도록….]
진상 규명이 늦어지면서 보상 논의는 시작도 못하고 있습니다.
피해구제 특별법에 따라 배정된 정부예산 1천347억 원은 사회기반시설 확충 등에만 쓰였고, 유족들에게는 한 푼도 집행되지 않았습니다.
유족들은 늦었지만 독립적인 조사 기구가 빠르게 진상 규명에 나서 무너진 삶을 다시 일으켜주길 바랍니다.
[심선임/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 피해자인데 가해자 같은 느낌이 들어요. 밝혀진 게 아무것도 없으니까. 진짜 이거 가슴 아픈 일이에요.]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정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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