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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이번엔 내 차례" 10년 짜고 쳤다…가구업체들, 과징금 수백억 원 '철퇴'

한 가구업체가 다른 가구업체에게 보낸 메일입니다.

냉장고장 등 빌트인 가구들의 견적서를 보내주며 입찰 가격을 조정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건설사들이 발주한 신축 아파트나 오피스텔의 가구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이 담합을 논의한 겁니다.

입찰 대상은 싱크대, 붙박이장 등 내장형으로 설치되는 빌트인 특판가구 등이었습니다.

공정위는 국내 가구 제조·판매업체 48곳이 지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333건의 빌트인, 시스템가구 입찰을 담합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업체들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저가수주에 따른 출혈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서로 낙찰 예정자를 미리 합의한 뒤 나머지 업체들은 들러리로 입찰에 참여한 겁니다.

낙찰예정자 순번은 사전에 제비뽑기를 통해 정했는데, 들러리로 참여한 업체들은 낙찰예정 업체로부터 공유받은 견적서로 투찰가격을 상향 조정하며 '흔들었다'는 은어로 표현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공정위는 이들이 10년간 벌어들인 관련 매출액만 6천448억 원에 달했다며 25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해당 업체들은 냉장고장과 같은 빌트인 가구뿐 아니라 드레스룸이나 팬트리 등 시스템 가구도 담합했는데, 과거에도 같은 내용으로 제재를 받은 바 있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이번 조사까지 공정위가 적발한 입찰담합 가구업체는 총 63곳으로, 과징금을 합하면 모두 1천427억 원에 달합니다.

과징금 부과 규모는 한샘이 276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에넥스 238억 원, 현대리바트 233억 원 순이었습니다.

공정위는 국내 주요 가구사들이 관행처럼 이어온 입찰 담합행위의 전모를 밝혀 제재했다며, 불공정 행위로 국민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취재 : 이태권, 영상편집 : 원형희,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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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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