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휴대전화로 카드나 보험에 가입하다 보면, 버튼을 헷갈리게 만들어놔서, 자신도 모르게 '동의'를 누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해지하기 어렵게 돼 있을 때도 많은데 금융당국이 이런 눈속임, 이른바 '다크패턴'을 막기 위해 제재에 나섰습니다.
최승훈 기자입니다.
<기자>
요즘엔 매장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휴대전화만 있으면 앱으로 카드 발급을 신청하거나 보험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데요.
정말 금융상품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을지,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카드를 신청하다가 '뒤로 가기'를 누르자 팝업이 뜹니다.
"정말 중단할까요?"라고 물으면서 선택할 수 있는 버튼은 '네', '아니요'가 아니라, '아니요'와 '좋아요'입니다.
무심코 '좋아요'를 누르면 중단되는 게 아니라 카드 신청 링크가 발송됩니다.
정기 결제를 권유하는 화면에선 '신청하기'만 검게 강조하고 '다음에 하기'는 배경색에 묻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실손보험에 가입할 땐 종합보험까지 함께 가입하는 옵션을 물어보지도 않고 미리 선택해 놓습니다.
해지하는 과정은 더 어렵습니다.
챗봇에 '카드 해지'를 입력해도 '상담원 연결'이나 '내게 맞는 카드 찾기'처럼 다른 버튼만 나옵니다.
[김가현/경기 안산시 상록구 : 잘못 클릭할 때도 있는 것 같고, 제가 사용하려고 하는 거랑 다른 광고들도 많이 뜨는 거 같아서….]
[김서영/서울 서대문구 : 광고성으로 좀 띄워 놓는 것 같아서 도움 안 된 적도 많고….]
금융위원회는 이런 눈속임 상술, 이른바 '다크패턴'이 금융소비자의 착각과 실수를 유발하고 해지나 탈퇴를 어렵게 만든다며 강력하게 규제하기로 했습니다.
'오도형'과 '방해형' 등 4개 범주로 다크패턴 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금융상품 판매 등에 사용을 금지하도록 했습니다.
금융위는 전산개발 등 준비기간을 거친 뒤 내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규제를 시행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김영환,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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