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 공습에 불붙은 우크라이나 민간 시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인 도네츠크를 '전쟁 관광지'로 만들어 돈을 벌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입니다.
현지시간으로 어제(23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가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키릴 마카로프 부총리는 '전쟁 관광' 구상을 언급하며 관광객을 '군사적 영광의 주요 지점'으로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도네츠크 관광 사업 계획은 러시아가 국가 정책 차원에서 내년부터 본격 추진할 '관광·접객 산업' 프로젝트의 일환입니다.
마카로프 부총리는 도네츠크 지역 호텔 및 관광 인프라 복구에 약 10억 루블, 우리 돈으로 약 187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재원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도네츠크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부터 격렬한 전투가 벌어진 곳입니다.
특히 바흐무트 전투에서는 러시아군 수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러시아의 폭격으로 완전히 파괴된 항구도시 마리우폴도 도네츠크에 있습니다.
러시아는 도네츠크 대부분 지역을 장악했으나, 우크라이나가 서부의 주요 도시를 방어 거점으로 삼아 버티고 있어 지금도 매일 전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사정 때문에 도네츠크 친(親)러 정부가 실제로 관광 산업을 가동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우크라이나 언론인 할랴 코이나시는 10억 루블은 파괴된 인프라를 복구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면서, 물과 연료가 부족한 지역에 관광객이 올지 의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실제로 도네츠크는 상수도 시설 파괴로 만성적인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우물을 파거나 빗물을 모아 생활하고 있고, 주민들은 먼 지역의 호텔을 찾아 샤워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돈바스'로 불리는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을 "관광 개발에 비옥한 땅"이라고 칭하며 투자를 독려해 왔습니다.
러시아가 임명한 마리우폴 시장은 2030년까지 관광객 100만 명 유치를 기대한다고 했으나, 도시 기반 시설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점은 인정했습니다.
2022년 3월 러시아군 폭격으로 피란민 수백 명이 숨진 마리우폴 드라마 극장은 최근 복구돼 새해 연휴 기간 첫 공연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우크라이나는 개전 초기 민간인 지역까지 노린 러시아군의 무차별적 공격으로 인해 최소 2만 명이 숨졌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드니프로로 망명 중인 마리우폴 시의회는 "침략자들이 도시의 비극과 폐허, 집단무덤을 관광 명소이자 러시아 선전의 도구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이 모든 것은 오직 한 가지 목적, 즉 최대한 많은 돈을 벌기 위한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사진=젤렌스키 텔레그램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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