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화
국내 유동성이 과도하게 풀리면서 수도권 집값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을 한국은행이 정면 반박했습니다.
해외 증권 투자 확대, 수출 기업의 외환 보유 등 수급 요인이 최근 고환율의 주된 원인이라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습니다.
한은은 오늘(16일) 게시한 블로그 글에서 "최근 수도권 주택가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에는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이를 유동성 증가만으로 설명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통화정책만으로 국내 유동성을 완벽히 통제하기는 어렵다"며 "통화량에만 지나치게 집중하는 것은 현재 통화정책 체계와도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제활동에 쓰이는 자금의 총량을 의미하는 유동성은 협의 통화(M1), 광의 통화(M2), 금융기관 유동성(Lf), 광의 유동성(L) 등으로 측정됩니다.
한은도 최근 유동성 증가세를 부인하지는 않습니다.
실제 지난 9월 M2는 1년 전보다 8.5% 늘었고, Lf는 8.0%, L은 7.2%의 증가율을 각각 기록했습니다.
10월에도 M2는 8.7%, Lf는 7.8%, L은 7.1% 각각 늘었습니다.
한은은 배경과 관련해 "네 차례 기준금리 인하가 시차를 두고 민간신용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경상수지 흑자 폭이 확대되면서 국외에서 유동성 유입이 늘었다"며 "정부 재정지출 확대로 국채 발행도 증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이런 유동성 증가가 이례적이라는 세간의 평가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과거 금리 인하기와 비교하면, 이번 인하기의 M2 누적 증가율은 8.7%로 5.9%였던 2012년보다 높지만, 각각 10.5%, 10.8%였던 2014년이나 2019년보다는 낮다는 겁니다.
또, 미국과 비교하더라도 유동성 증가세가 지나치게 가파른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M2 범위 밖에 있던 자금들이 최근 M2 상품 중 하나인 상장지수펀드(ETF) 등 수익증권으로 대폭 유입되면서 M2 증가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국내 수출 기업들이 수출 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는 경향도 외환 수급 불균형을 확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은은 "자산 가격과 환율 상승 원인을 유동성 증가만으로 몰고 가는 것은 자칫 문제 해결의 본질을 흐릴 우려가 있다"며, "시중 유동성이 생산적인 부문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국내외 투자자 신뢰 제고를 위한 자본시장 제도 개선 등 정책적 노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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