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창구
10·15 등 각종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들자 '풍선 효과' 탓에 주요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신용 한도대출·이하 마통) 사용액이 약 3년 만에 최대 규모로 불었습니다.
주택뿐 아니라 주식·금·가상화폐 등 다양한 종류의 자산 투자에 활용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연말·연초 자금 수요가 많은 계절적 특성까지 겹쳐 당분간 마통 중심의 신용대출 증가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 NH농협)의 11일 기준 개인 마통 잔액은 40조 7천582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통계는 실제로 사용된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잔액으로, 11월 말(40조 837억 원) 이후 불과 열흘 남짓에 6천745억 원 늘었습니다.
역대 월말 잔액과 비교했을 때 2022년 12월 말(42조 546억 원) 이후 최대 기록이다 5대 은행의 마통 잔액은 저금리를 바탕으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구입)·빚투(대출로 투자)가 한창이던 2021년 4월 말 52조 8천956억 원까지 늘었습니다.
이후 금리 상승과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계속 줄어 2023년 2월 말 이후 줄곧 30조 원대에 머물다가 규제 풍선 효과와 빚투 열풍 등에 지난달 말 다시 40조 원대에 올라섰습니다.
특히 이달 들어 마통 잔액은 하루 평균 613억 원꼴로 불었는데, 이는 11월(+205억 원)의 약 3배에 이릅니다.
금융소비자들이 앞다퉈 마통을 쓰는 이유로는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레버리지(차입) 투자 열기가 지목됐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코스피가 등락을 거듭하며 다소 주춤하지만, 여전히 역사상 최고 수준인 데다 금과 비트코인 등 역시 큰 변동성을 보이면서 마통을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 심리와 관심이 매우 강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다만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범위 내로 제한하는 규제가 적용되는 만큼, 중·저소득층의 경우 신용대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하는 반면 고소득·신용 차주의 투자 자금용 신용대출 수요가 이어지면서 마통 시장에도 양극화가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마통 중심의 신용대출 '쏠림' 현상은 내년 초까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잇단 부동산 대책과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줄면서 그동안 주춤했던 마통 잔액이 10∼12월 급증하는 추세"라며 "최근에는 은행의 연말 가계대출 총량 관리의 영향으로 아예 신규 주택담보 대출이 막힌 만큼 당분간 마통 이용 규모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 내다봤습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 역시 "6·27, 10·15 대책으로 새로 신용대출을 받기는 어려워졌지만, 이미 개설해둔 마통을 활용하는 것은 가능하기 때문에 마이너스통장을 중심으로 신용대출이 늘어나고 있다"며 "부동산·주식 등 자산 투자 용도뿐 아니라 연말·연초가 다가오면서 생활비 등 소비 목적의 마이너스통장 활용까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대조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은 오히려 뒷걸음치고 있습니다.
5대 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11일 현재 768조 3천134억 원으로, 이달 들어 1천79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하루 평균 증가액(+163억 원)이 11월(+504억 원)의 약 3분의 1에 불과해 사실상 정체 상태입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610조 8천646억 원)의 경우 전월 말(611조 2천857억 원)과 비교해 4천211억 원이나 줄었습니다.
아직 월말까지 20일이 남았지만, 최종적으로 이달 주택담보대출 역(-)성장이 확정될 경우 2024년 3월(-4천494억 원) 이후 1년 9개월 만에 처음입니다.
하지만 신용대출은 이달 들어서만 이미 6천59억 원(105조 5천646억 원→106조 1천705조 원) 더 늘었습니다.
일평균 증가 속도(+551억 원)도 11월(+277억 원)의 거의 두 배에 이릅니다.
은행 관계자는 "연말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강화로 주요 은행들에서 사실상 올해 연내 실행될 주택담보대출 취급이 중단된 가운데 상환만 이뤄지는 상태"라며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내년 초에야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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