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런 가운데 통일교가 지난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시 여야 핵심 인물들을 접촉한 정황이 담긴 통화 녹취록이 공개됐습니다. 통일교 인사들은 접근할 대상을 "여권 2개 라인, 야권 3개 라인"이라고 언급했고, 여러 인물의 이름을 꺼내면서 "신세를 지게끔 해야 한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한성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SBS가 확인한 녹취록은 지난 2022년 1월과 2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 씨와 전 부회장 이현영 씨 간의 세 차례 통화 내용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대 대선을 앞두고 두 사람이 당시 여당인 민주당과 야당 국민의힘을 전방위로 접촉한 정황이 담겼습니다.
통일교 측이 대선 한 달 전 개최한 '한반도 평화 서밋' 행사 준비와 관련해 윤 전 본부장은 "여권은 두 군데 어프로치", 즉 접촉했다며 "하나는 직접 청와대 라인"이라고 말합니다.
문재인 정부 당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등이 함께 언급됩니다.
또 한 축으론,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 선대위에 있던 이종석 국가정보원장과, 최측근으로 불리는 정진상 씨 등을 거론합니다.
통일교 행사에 참여할 해외 주요 인사들과 대선 후보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논의 과정에선, "명단을 주면 강선우 의원한테 넘기고", "진짜 되는 사람은 정진상 쪽으로 해보겠다"고 말합니다.
국민의힘과 관련해서 윤 전 본부장은 김건희 씨 측을 비롯해 "야권은 3개 라인을 가지고 했다"며, 권성동, 권영세, 이철규, 나경원 의원 등을 거론합니다.
또 "잘해야 되지, 잘못했다가는 5년이 괴로워진다"며, "신세를 지게끔 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통일교 한학자 총재는 대선 7일 전 간부들이 모인 자리에서 당시 윤석열 후보 지지를 선언한 걸로 알려졌는데, 윤 전 본부장은 "어머님(한학자 총재) 의도가 클리어, 즉 명확한데 그걸(이재명 후보 측과) 다시 우리가 브릿지, 즉 다리를 놓거나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검팀은 통일교 측이 대선을 앞두고 여야 양쪽과 접점을 유지하다, 한 총재 결정 이후 윤석열 후보 측을 조직적으로 지원하며 대선에 개입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통일교는 한국협회장 명의의 대국민 사과 입장을 밝히면서도, 이번 일은 "윤영호 씨 개인의 독단적 일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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