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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관광 필수 코스 '올리브영·다이소'…절묘한 성공 비결 [스프]

[경제탈곡기] 유정현 연구위원 (대신증권 기업리서치부)

K-관광
'엔저 일본'으로 떠나던 쇼핑 여행, 이제 '원저 한국' 차례?

전에 없던 현상은 외국인 매출이에요. 올해 여름부터 '케이팝 데몬 헌터스' 때문에 방문하는 외국인 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거라는 얘기들이 나오는데, 2019년도가 1,500만 명이었거든요. 코로나 이후로 확 줄었다가 처음으로 코로나 이전 수치를 넘어서는 숫자를 보인 게 올해예요.

외국인들이 올리브영이나 다이소 많이 가지만 백화점도 가고, 환율이 유리해서 럭셔리를 많이 사간대요. 백화점에서 내국인이 한 번 구매할 때 쓰는 돈이 10만 원대 중반인데 외국인은 30만 원이 넘어요. 그 비중이 올라간다는 게 의미 있는 거죠.

일본이 우리보다 외국인 방문 회복 속도가 좀 빨랐어요. 작년에 일본이 이미 (코로나 이전을) 넘어서서 2022년~2024년 외국인 매출 비중이 5~12%까지 올라가고 일본 백화점 기업들 실적이 좋아지면서 주가가 3~4배씩 올랐는데, 한국이 지금 딱 2년 전 일본 백화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이에요. 5%. 앞으로 계속 많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백화점 실적에 너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전에 없던 외부 트래픽이 새로 생기는 게 굉장히 큰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백화점들이 점포별 MD 전략을 다르게 짜기 시작했어요. 원래 지하 1층은 식품 코너인데, 신세계 명동점 지하 공사하고 있는데 '코스메틱 오프닝 순(soon)' 붙어 있어요. 올리브영과 다이소에 뺏길 수 없다. 식품 매장에 먹으러 들어오는 외국인들이 있으니까 화장품 쇼핑까지 하고 가라.

Q. 우리도 외국 나가면 돈 많이 쓰잖아요. 그들도 뭔가 여행 온 기분을 내고 싶겠죠.

한국이 가보고 싶은 곳이 되면서 전에 없던 일들이 벌어질 것 같고, 일본 백화점처럼 한국 백화점이 외부에서 들어오는 트래픽 때문에 크게 실적이 좋아지면서 주가도 많이 오르지 않을까.


시장엔 에르메스와 다이소만 남았다? "절묘한 '사각지대' 찾아낸 다이소"
Q. 지금 유통가에는 에르메스랑 다이소만 남았다.

다이소는 저가 이미지가 강하잖아요. 일본의 백엔숍을 모델로 해서 모든 물건을 균일가로 파는 게 원래 모델이었어요. 근데 흔히 눈에 띄는 게 문구, 생활용품이에요. 처음에는 비싸지 않은 것들을 깔아놓고 그게 필요한 사람들이 주로 방문했는데요.

원래 대형마트에서 주로 팔던 것들이거든요. 근데 대형마트는 규제의 정중앙에 있다 보니 트래픽이 계속 줄어요. 다이소는 규제를 받는 채널이 아니었고, 쿠팡은 너무 저가 품목은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아요. 즉 온라인과 정부 규제를 피해 있는 절묘한 포지셔닝이었던 거예요.

Q. 다이소가 마트의 영향을 다 흡수했는데 왜 규제를 안 하죠?

다이소가 유행하게 된 포인트는 고물가예요. 경제가 어려워져서 싼 걸 사러 자주 방문하다 보니까 규제가 없는 구간에서 영업을 하고, 너무 잘 되니까 다른 걸 갖다 놓고 팔기 시작하는 거죠.

그러면서 객단가가 올라가는데요. 사실 대형마트의 점포당 매출 성장률이 마이너스인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물가는 항상 플러스 값이잖아요. 점포의 매출 성장률이 마이너스라는 거는, 물가 상승률만큼도 매출 성장을 못 만들어 낸다는 거예요.

다이소는 점포의 매출 성장률이 두 자릿수고 점포가 매년 5%씩 늘고 있어요. 그러니까 매출이 엄청나고, 전 연령대의 소비자들이 애용하는 채널이 되다 보니까 여러 가지를 채워놓고 외국인들이 들어와서 소비를 하게 되는 거죠.

영업 전략도 뛰어났던 게, 올리브영이나 다이소는 한국에서만 살 수 있는 걸 원스톱 쇼핑할 수 있는 좋은 채널이에요. 특히 올리브영은 밤 12시까지 영업하고, 백화점 문 닫을 때 같이 닫는 면세보다 접근성이 낫다.

경쟁자들은 왜 나서지 않느냐? 오프라인 매장을 낸다는 건 대규모 자본이 들어가는 투자 사업이거든요. 근데 대형마트는 지금 접느라 바빠요.
올리브영

Q. 대형마트들은 십 몇 년 전에 유통가를 점령하면서 규제도 집중됐는데 전혀 그런 환경이 아니잖아요. 대형마트만큼은 아니지만 이점을 가져가고, 외국인들도 사랑하고, 더 이상 대형마트 규제가 환경에 맞지 않는 시점과도 맞물리는 절묘한 사각지대를 찾은 거네요.

올리브영도 마찬가지예요. 화장품만 파는 채널이 올리브영 말고 경쟁자들이 내놓은 오프라인 매장들이 있었는데 다 사라졌잖아요. 올리브영은 미리 전국에 1천 개 이상 점포를 깔고 비즈니스를 먼저 시작했는데, 예전에 주요 상권에는 한 회사의 브랜드만 모아놓고 파는 대리점들이 많았거든요. 그게 경기 침체로 싹 없어지는데 올리브영이 그걸 흡수했고 너무 잘 되니까 경쟁사들이 우후죽순으로 냈는데 이미 1천 개 매장을 갖고 있는 올리브영과 경쟁이 안 됐던 거예요. 점포를 내면 낼수록 손해가 심해지니까 2016~18년도에 다 접고 나갔어요.

근데 갑자기 K-뷰티가 빵 터진 거예요. 화장품은 가서 발라보는 재미가 있어요. 올리브영은 새로운 제품이 깔리는 주기가 굉장히 짧아요. 항상 가면 새로운 게 있는 거죠. 그 채널에만 들어가면 매출이 퀀텀 점프를 하니까 모든 인디 브랜드사들이 다 들어가고 싶어 하고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같은 굴지의 화장품 대기업들도 올리브영 유통을 시작하잖아요. 모두가 입점해서 물건 팔고 싶어 하는 채널이 된 거죠.

Q.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인 체험이 숨 쉬듯이 계속 바뀌면서 이루어진다.

성수동 올리브영 매장 가보시면 '여성들의 에버랜드' 이렇게 표현하더라고요. 미리 선점했고 시장을 키워왔고 버텼고 외국에서 K-뷰티 트래픽이 들어오니까 좋은 포지셔닝으로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거고요. 그러니까 시장을 선점한다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웬만한 소비재주 모두 고평가? "내년에 재부상할 '거인' 있습니다"
오를 만큼 오른 종목들은 특정 브랜드 기업들이 많죠. 화장품이나 라면 회사. 근데 그걸 유통하는 채널들은 덜 올랐어요. 특히 백화점 주. 내국인 소비도 살아나는데 외국인도 많이 들어와서 소비를 해 주니까 양쪽으로 성장을 견인하는 모습들이 당분간은 계속 나타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Q. 유통 채널들은 사고 팔 때를 잘 알아야 되잖아요. 팔아야 되는 시점은?

주가가 실적에 선행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볼 때는 내년 1분기도 좋을 것 같아요. 1분기 실적이 나올 때가 5월인데, 5월이면 2분기 중간이죠. 실적이 좋다고 주가도 좋을 것 같은데 상반기가 어느 정도 지나가잖아요. 하반기 성장률이 얼마나 나올지 보시고, 이 정도면 주가가 충분히 올랐다 싶을 때 파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외국인 매출 비중이 늘어나면서 주가가 더 오를 거라고 보지만, 5월에 1분기 실적이 나올 때 좋은 실적을 낼 것 같은데 그때 주가가 한 번 크게 오르고 좀 조정을 받지 않을까 싶어요.

Q. 수영복 입을 때쯤 팔면 된다?

가격이 크게 하락한다는 의미는 아니고 기간 조정 정도의 흐름을 보이지 않을까요. 그리고 항상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수출주가 지수를 견인하고 나면 소비주가 따라가요. 시차가 한두 달 정도. 10월에 테크주들이 날아갔고 11월에 백화점주가 바닥에서 올라오기 시작했는데 내년 1~2월에 4분기 실적이 나올 때쯤 같은 현상이 되풀이될 거라고 보고 있어요.

만약 분위기도 좋은데 백화점주가 빠진다면 아마 테크주가 많이 올라서 그런 걸 거예요. 반도체주가 많이 오른 날은 소비주가 약간 빠지거나, 그 반대도 일어나거든요. 그런 걸 염두하시면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내년 6월에 북중미 월드컵이 있어요. 나이키, 아디다스 주가가 빠지고 있는데 그때 되면 대회를 앞두고 프로모션을 해야 되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있는 재고를 다 비워야 돼요. 월드컵 앞두고 새 제품 내놓고 프로모션 할 거고, 그전까지 물건이 안 팔리면 프로모션도 제대로 못하니까 지금 재고를 다 비우는 중이라 그걸 만들어주는 회사들까지 같이 실적이 어려운데. 관세 영향이 시작된 게 4월부터니까 내년 2분기는 기저효과도 드러날 것 같고 월드컵 앞두고 프로모션도 할 것 같고, 2분기부터는 그런 글로벌 운동화 기업들도 좋지 않을까요.

Q. 나이키는 예쁘지 않다, 혁신이 없었다는 부분이 있지 않나요?

스포츠 브랜드 시장이 계속 끊임없이 변하고 있는데요. 변하지 않는 시장이 있어요. 남성 스포츠 시장. 나이키와 아디다스 주가가 안 좋고 한물갔다고 해도 그들이 MS(시장 점유율)를 유지할 수 있는 게, 유럽과 미국의 빅리그 프로리그 후원할 수 있는 정도의 깜냥이 되는 회사는 그 두 개 기업밖에 없는 거예요. 그 시장은 잘 안 변하거든요. 내가 좋아하는 메시나 손흥민 선수가 뭘 입고 뭘 신고 뛰는지가 너무 중요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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