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 인트로
00:16 넷플릭스가 진짜 노리는 건?
01:04 인수 합병 안 돼! 반발하는 미국 영화계… 트럼프도 "개입하겠다
02:04 합병 못하면 58억 달러 위약금..그 많은 돈 어디서?
03:30 영끌해 현찰박치기 인수 강행한 넷플릭스…피해보는 건 구독자?
04:19 '오겜'으로 재미 본 넷플… 앞으론 K 컨텐츠 장담 못한다?
여러분 상상이 되십니까? 오징어 게임과 해리포터, 배트맨이 한 지붕 식구가 됐습니다. 넷플릭스가 워너 브라더스를 집어삼켰는데요, 미디어 역사에 기록될 현찰 박치기 인수, 과연 우리에겐 축복일까요? 아니면 재앙일까요?
1. 넷플릭스가 진짜 노리는 건?
넷플릭스가 노린 건 뭘까요? "더 많은 가입자를 유치하고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드문 기회였다." "워너 덕에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포장할 선택지가 생겼다." "우리는 인수할 자산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즉 넷플은 워너의 102년 유산, 그 모든 걸 노린 것 같습니다. 워너 영화 시작할 때 나오죠. 저 유명한 캘리포니아 버뱅크의 13만 4천 평 규모의 스튜디오는 물론, 해리포터나 슈퍼맨, 배트맨 같은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 그리고 시민 케인, 카사블랑카 같은 고전까지 모두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당장 워너의 OTT인 HBO 맥스의 가입자만 해도 1억 명이 넘으니까, 전체 구독자가 4억 명 이상으로 불어납니다. 아주 확고한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되는 겁니다.
2. 인수 합병 안 돼! 반발하는 미국 영화계… 트럼프도 "개입하겠다"
그런데 미국은 독점 기업 출연에 민감한 나라죠. 특히 영화계의 반발이 큽니다. 넷플이 OTT 기업인 만큼, 극장 산업에는 전례 없는 위협이 될 거란 주장입니다.넷플은 시청자들의 시청 행태, 즉, 데이터에 기반해서 콘텐츠를 만들고 심지어 썸네일도 개인 맞춤형으로 보여주잖아요. 이런 게 예술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고 믿는 창작자들도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당장 미국작가조합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임금이 내려가고 종사자들의 처우가 악화하고 소비자 가격이 오르고 콘텐츠의 양과 다양성이 줄어들 거라고 비판했습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마침 넷플의 워너 인수 결정에 대해 "대단한 성과"라면서도 "시장 점유율이 너무 커 지켜 봐야 한다"고 절차를 강조했거든요.
[그들이 워너 브라더스를 인수하는 게 허용돼야 할까요?]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그게 문제입니다. 그들은 시장 점유율이 매우 높아요. 저도 그 결정에 관여할 겁니다.
반독점 이슈인 만큼 최종 기업 결합까지는 긴긴 논쟁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3. 합병 못하면 58억 달러 위약금..그 많은 돈 어디서?
시장 반응은 어떨까요? 투자자들은 합병이 쉽지만은 않을 거라고 본 건지 뉴스가 나오고 넷플의 주가는 오히려 3% 가까이 빠졌습니다. 넷플에 인수되면 워너가 앞으로 극장 개봉을 안 할 수도 있잖아요.영화관 관련주죠, AMC나 IMAX, 시네마크 주가도 모두 하락했습니다. 반면에 넷플은 합병 승인을 자신하나 봅니다. 당국의 결정으로 합병을 못 하게 되면 워너에 무려 58억 달러까지 위약금을 주겠다고까지 했습니다. 이쯤 되면 '이야 넷플 참 돈 많나 보다' '이 많은 돈 다 어디서 나올까?' 궁금해지는데요. 주식 가격으로 720억 달러, 기업 가치로 830억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인수합병 자금을 넷플은 '대부분 현찰 지급'을 내세워서 따낸 걸로 알려졌습니다. 넷플의 잉여 현금 흐름은 연간 90억 달러 정도 되는데요. 이걸 다 써도 한참을 모자란 인수대금의 대부분을 대출로 충당하겠다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프로젝트 노블'이라는 이름이 붙은 전체 대출 규모만 무려 590억 달러랍니다.웰스파고가 절반 이상을 대고요 BNP 파리바와 HSBC에서도 각각 207억 달러, 90억 달러 정도를 끌어온다고 전해집니다. 넷플은 워너 인수에 성공한 뒤엔 사채를 발행하거나 신규 대출을 통해서 이 빚을 갚겠다는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니까 인수대금은 결국 단기차입으로 마련한다는 얘기입니다.
4. 영끌해 현찰박치기 인수 강행한 넷플릭스…피해보는 건 구독자?
시쳇말로 대출 끌어 현찰 박치기, 어떤 결과로 돌아올까요? 또 우리나라 구독자에겐 영향이 없을까요? 당연한 얘기지만 경쟁자 없는 환경에선 구독료 인상 가능성,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안 그래도 '스트림플레이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OTT 요금 계속 오르면 올라도 내려가고 있지는 않거든요.구글 유튜브 구독료 5년 사이에 71.5% 올랐고요. 넷플릭스도 지난 2021년 스탠다드 요금 1500원 올렸고 지난 5월엔 베이직 요금을 26.4% 올린 바 있습니다. 절대 강자 넷플, 국내 구독료 안 올릴 거란 보장 있을까요? 싸지만 광고를 더 많이 봐야 하는 요금제가 나올 수도 있고, 워너 IP를 활용한 킬러 콘텐츠만 묶은 요금제가 따로 나올지도 모를 일입니다.
5. '오겜'으로 재미 본 넷플… 앞으론 K 컨텐츠 장담 못한다?
다음은 K콘텐츠입니다 '오징어 게임' 자랑스러운 시청자 많죠? 넷플 힘이 세지면 이런 K 콘텐츠 파워도 더는 장담 못 할 거란 우려가 있습니다.'오겜'으로 재미를 본 넷플이 2023년부터 4년간 집행하겠다고 한 한국 투자 규모가 25억 달러인데요. 자체 제작 역량을 키우던 넷플이 할리우드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비용으로 괜찮은 작품 만드는 우리 창작자들의 인프라를 활용한 거란 풀이가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넷플 자본으로 그간 우리 창작자들이 쉽게 도전 못했던 작품을 현실화하는 순기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배우 개런티 폭증 같은 제작비 인상 결과로 돌아온 것도 사실이죠. 결국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국을 제작기지화했는데 이제 경쟁 필요성이 적어지고 워너의 명작 IP까지 재활용할 수 있다면 과거만큼 K콘텐츠에 돈을 쓰진 않을 수 있다는 거죠. 특히 넷플 때문에 제작비는 올라버렸으니까 한국 창작자들의 콘텐츠 생산은 앞으로 어려워질 수 있고요. 사실 넷플과 일하는 한국 창작자들은 넷플의 자금 집행이 이미 예전 같지 않은 지 오래라고 말합니다. 우리만큼이나 제작 인프라가 탄탄한 일본을 새로운 아시아 제작기지로 보고 투자하고 있는 움직임이 있고요. K콘텐츠의 경우엔 기획과정에서 이른바 '그린라이트'를 받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진 현실이라는 겁니다.아마존 스튜디오 사장을 지낸 로이 프라이스라는 사람이 이번 합병 발표로 할리우드가 종말을 맞을 거라는 기고를 뉴욕타임즈에 했습니다. 할리우드가 하나의 태양계로 전락해서 모든 거래와 창의적 결정을 한 기업의 중력에 종속되어 하게 될 거란 경고가 담겼습니다. 비단 할리우드에만 해당되는 얘기일까요? 글로벌 시대, 넷플은 우리에게도 이미 친숙한 현실이기 때문에 바다 건너 들려온 합병 소식에 소비자들 모두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넘어갈 수만은 없어 보입니다.
(취재: 노동규 /구성: 신희숙/ 영상편집: 류지수/ 디자인: 이수민/ 제작: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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