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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3%만 1등급…'역대급 불수능' 영어가 대입 당락 가른다

고작 3%만 1등급…'역대급 불수능' 영어가 대입 당락 가른다
▲ 16일 서울의 한 학원에서 열린 수능 가채점 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대입 지원 관련 자료를 살피고 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영어 영역이 역대급으로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나 적잖은 혼란이 예상됩니다.

1등급 비율이 무려 3%대로 폭락하면서 대학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등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수험생들이 속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계에서는 영어에 절대평가를 도입한 취지가 무색할 만큼 난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늘(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공개한 올해 수능 채점 결과에 따르면 영어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을 받은 수험생 비율은 3.11%였습니다.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뀐 2018학년도 이래 1등급 비율이 가장 낮았던 2024학년도(4.71%)보다도 1.6%포인트(p) 떨어진 수치입니다.

입시업계에선 1994년 수능 도입 이후 특정 과목에서 1등급이 3%대 초반으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2017학년도까지 영어는 현재 국어, 수학 영역처럼 상대평가였습니다.

성적 순서대로 줄을 세우고 상위 4% 이내에 들어야 1등급을 줬습니다.

하지만 절대평가가 되면서 100점 만점에 90점만 넘기면 무조건 1등급을 받습니다.

작년에 치러진 2025학년도 수능과 비교하면 영어 1등급 비율은 정확히 반토막이 났습니다.

당시 1등급 비율은 6.22%였습니다.

1등급 인원도 2만 8천587명에서 1만 5천154명으로 대폭 줄었습니다.

수능 시험 당일만 해도 EBS 현장교사단과 다수 입시업체는 영어가 작년 수능보다 조금 어렵고, 올해 9월 모의평가(1등급 4.5%)와 비슷하다고 분석했으나 실제 수험생들이 느낀 체감 난도는 훨씬 높았습니다.

문제는 올해 영어가 최상위권뿐만 아니라 중상위권에도 매우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많은 수험생이 수시 수능 최저등급 기준을 맞추지 못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다수가 수시에서 대거 불합격하면 정시모집 경쟁은 그만큼 더 치열해집니다.

실제로 채점 결과를 보면 1등급뿐만 아니라 2등급 비율도 작년 대비 대폭 하락했습니다.

2등급 비율은 14.35%(7만 17명)로 작년 수능(16.35%·7만 5천100명)보다 2%p 내렸습니다.

1∼2등급 비율을 합산하면 올해 17.46%, 작년 22.57%입니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올해 영어는 사상 최고 불수능으로 평가된다"며 "영어가 수시는 물론 정시 모두에서 핵심 변수로 부상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특히 정시에서 영어의 변수 효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입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일각에선 영어 1등급 비율이 3% 초반을 찍은 것을 두고 절대평가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과거 상대평가로 치러졌을 때도 영어 1등급 비율은 보통 4∼6%였기 때문입니다.

다만 교육 당국으로선 올해 영어가 모든 수험생이 극도로 어렵게 느끼는 '불(火)영어'는 아니었다는 반론 제기도 가능해 보입니다.

실제로 중위권까지 합친 1∼3등급 누적 비율은 올해(43.76%)와 작년(43.94%)이 비슷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4등급까지의 누적 비율은 오히려 올해(68.29%)가 작년(65.56%)보다 높았습니다.

중위권은 그만큼 두터워졌다는 의미입니다.

영어 못지않게 어려웠던 국어도 대입 당락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47점으로 작년 수능(139점) 대비 무려 8점이나 올랐습니다.

'불국어'로 평가된 2024학년도(150점)와 비교하면 3점 낮은 수준입니다.

표준점수란 원점수가 평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점수로, 전체 응시생 중 자신이 속한 상대적 서열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하고, 반대로 시험이 쉬워 평균이 높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하락합니다.

국어가 어렵게 출제되면서 표준점수 최고점 인원도 작년 1천55명에서 올해 261명으로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종로학원은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자 261명은 언어와매체 만점 학생으로 추정된다"며 "화법과작문에서 만점을 받더라도 표준점수 최고점인 147점보다는 낮게 형성됐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국어처럼 상대평가인 수학과의 표준점수 격차가 매우 커졌다는 점입니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39점으로 역대 최저 기록을 썼습니다.

평이했던 지난해(140점)보다도 1점 낮은 수치입니다.

올해 국어와 수학의 표준점수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특히 대입 정시모집에 국어 성적이 절대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국어와 영어의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가 8점에 달한다"며 "쉽게 말하면 수학 만점자는 국어 만점자를 이길 수 없는 구도가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국어 1등급 구간 내 점수 차가 최대 14점이나 발생해 특히 상위권 경쟁에서 국어 변별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 수능에서 국어 1등급 내 점수 차는 8점이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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