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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8NEWS] 77년 만의 최악 참사에도 "입 다물라"…홍콩이 분노한 진짜 이유

지난달 26일, 홍콩에서 발생한 화재 대참사는 홍콩 사회를 충격과 슬픔에 빠뜨렸습니다. 사망 159명, 실종 31명. 희생자만 200명에 달하는 77년 만의 최악의 참사입니다. 하지만 홍콩 시민들은 슬퍼할 자유조차, 화를 낼 자유조차 억압받고 있습니다.

도대체 홍콩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이번 참사의 원인부터 그 뒤에 숨겨진 구조적인 비리, 그리고 홍콩 정부가 시민들의 입을 막는 이유까지 애프터8뉴스에서 깊이 파헤쳐 봅니다.

1. 슬픔조차 검열당하는 홍콩, 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전단지를 나눠줬다는 이유만으로 대학생들이 체포되었습니다. 정부는 이를 '사회 혼란 조장'이라고 말합니다. 시민들이 모이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홍콩 정부의 속내는 2019년 200만 명이 거리로 나왔던 '홍콩 민주화 시위'의 기억 때문입니다. 이번 참사가 반중(反中) 시위로 번질까 초기에 싹을 자르겠다는 의도입니다.

2. "대나무가 문제"라던 정부, 알고 보니 '중국산 가짜 그물망'
3. 초기에 홍콩 당국은 화재 원인을 홍콩 전통 건축 방식인 '대나무 비계' 탓으로 돌렸습니다. 하지만 현장 취재 결과 80년 넘게 쓰인 대나무 비계는 불에 잘 타지 않게 처리된 튼튼한 자재였습니다. 진짜 범인은 '중국산 그물망'과 '외장 스티로폼'이었습니다. 중국에서 안전 인증을 받았다는 그물망은 사실 가짜였고, 불쏘시개 역할을 하며 순식간에 아파트 7개 동을 태웠습니다.

3. '통통한 돼지고기' 시장과 건설 비리
홍콩은 건물의 20%가 지은 지 50년이 넘은 노후 도시입니다. 재건축이 어려워 보수 공사 시장이 거대한데, 업계에서는 이를 먹을 게 많은 '통통한 돼지고기'라 부릅니다. 이번 화재 현장 역시 600억 원이 넘는 공사였지만, 하도급에 재하도급을 거치며 공사비를 빼돌리고 불량 자재를 쓴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중국 건설 경기가 침체되면서 홍콩 시장으로 넘어온 중국 업체들의 부실시공 문제까지 겹치며 홍콩 시민들의 반중 감정은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홍콩 당국은 뒤늦게 중국산 저가 자재 퇴출과 보상을 약속했지만, 할 말도 제대로 못 하게 막는 강압적인 통제는 오히려 더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화려한 마천루 뒤에 가려진 홍콩의 비극, 현장 취재 이야기로 들려드립니다.

(취재 : 한상우 / 구성 : 신희숙 / 영상편집 : 권나연 / 디자인 : 육도현 /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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