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측 인사들과 우크라이나 종전안을 협의 중인 푸틴 러시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 등 미국 대표단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에서 우크라이나 종전안을 놓고 심야 마라톤협상을 벌였습니다.
양측이 회담 내용을 비공개하기로 해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우크라이나 영토 포기 문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번 협상에서 미국의 종전안 일부를 수락하고 다른 제안은 거부했으며 합의 도달을 위해 필요한 만큼 미국 협상단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번 회의가 미국의 제안에 대한 첫 대면 의견 교환이었다며 일부 제안을 수용하고 일부 제안을 거부한 것은 정상적인 협상 과정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로이터·AP·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크렘린궁에서 시작된 양측의 협의는 5시간 만에 마무리됐습니다.
러시아 측 배석자이자 푸틴 대통령의 외교정책 보좌관 유리 우샤코프는 협의가 끝난 후 "푸틴 대통령과 위트코프 특사의 대화는 유용하고 건설적이며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제안한 종전안의 구체적인 문구보다는 그 틀에 대해서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AP통신은 이번 회담 뒤 평화에 더 가까워졌는지 묻자 우샤코프 보좌관이 "확실한 것은 더 멀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러시아와 미국 모두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았다. 합의된 사항은 그것"이라면서 "접촉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종전안에 대한 양측간 이견이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그는 "어떤 부분은 합의할 수 있었고 푸틴 대통령은 이를 상대방 측에 확인했다"면서도 "다른 부분은 비판을 불렀고 대통령 또한 여러 제안에 대한 비판과 부정적인 태도를 숨기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양측이 종전논의의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 영토 포기 문제도 논의했으나 "아직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며 이 문제에 관한 타협 없이는 해결책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28개 조항으로 구성된 종전안 초안을 만든 뒤 우크라이나 측의 의견을 취합해 20개 항목으로 축소된 수정안을 다시 작성해 이를 놓고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협상 중입니다.
애초 종전안에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포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비가입 헌법 명기, 우크라이나 군 축소, 러시아 침공에 대한 책임 면제 등이 들어 있었습니다.
사실상 러시아의 요구를 모두 포함했지만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반발한 사안들은 삭제되거나 전쟁 당사국 정상 간 회담에서 논의할 사안으로 보류된 바 있습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이번 회담에서 여러 버전이 논의됐다며 "처음에는 하나의 버전이 있었고 이 버전이 수정돼 하나의 문서가 아니라 조금 더 많은 문서가 생겼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회동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쿠슈너도 동석했으며 러시아 측에서는 우샤코프 보좌관과 푸틴 대통령의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가 배석했습니다.
위트코프 특사는 회담 종료 후 곧바로 모스크바를 떠났습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위트코프 특사를 태운 항공기가 오전 2시쯤 모스크바 국제공항에서 이륙했다고 전했습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위트코프 특사와 푸틴 대통령의 회동과 관련해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자평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말대로 지금 그들이 싸우고 있는 것은 약 30∼50㎞ 공간과 남아있는 도네츠크 지역의 20%"라며 "그래서 우리가 지금까지 노력해온 것은, 그리고 일부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인이 미래에 다시 침략당하는 일 없이 안전보장과 함께 경제 재건, 국가 번영을 이루는 방안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전쟁 종식을 위해서는 러시아와 대화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우크라이나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종전을 얼마나 자신하느냐는 질문엔 "확신의 수준을 말하기는 어렵다"며 "궁극적으로 러시아의 경우 결정은 보좌진이 아니라 푸틴 대통령만이 내려야 하기 때문"이라고 즉답을 피했습니다.
이어 "(종전을) 성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며 "우리는 일부 진전을 이뤘다. 더 가까워졌지만 아직 목표에 도달하진 않았다. 하지만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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