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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WBC 대표팀 등번호 51번, 문현빈에게 양보할 것"

이정후 "WBC 대표팀 등번호 51번, 문현빈에게 양보할 것"
▲ 2일 서울 강남구 라움아트센터에서 열린 2025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이정후가 특별상을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저는 번호 욕심 진짜 없어요. (문)현빈이가 태극마크 달고 자기 번호로 뛰는 경험을 꼭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활약하는 이정후(27)가 국가대표팀 후배를 위해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등번호 '51번'을 흔쾌히 양보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정후는 오늘(2일) 서울 강남구 라움아트센터에서 열린 2025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받은 뒤 취재진과 만나 내년 3월 열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관련한 뒷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대표팀 등번호였습니다.

이정후는 한화 이글스의 젊은 외야수 문현빈(21)과 같은 등번호 51번을 쓰고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대표팀에서는 선배에게 번호 우선권이 주어지지만, 이정후의 선택은 '양보'였습니다.

이정후는 "(문)현빈이에게도 직접 이야기했다. 진심으로 양보할 생각"이라며 "대표팀은 보통 선배들에게 우선권이 있다 보니, 나이 차이가 얼마 안 나는 후배들은 계속 같이 뽑히면 자기 번호를 한 번도 못 달고 국가대표 생활이 끝날 수도 있다"고 깊은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그는 "나는 이미 51번을 달고 많이 뛰어봤다. 국가대표 유니폼에 자신의 등번호를 새기고 그라운드에 나서는 게 선수에게 얼마나 큰 자부심과 의미인지 잘 안다"며 "현빈이가 그 벅찬 감정을 느껴보고 좋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고 후배를 챙겼습니다.

새로운 번호에 대한 대책도 이미 세워뒀습니다.

아직 번호를 공개하지 않은 이정후는 "혹시 몰라 플랜 B, 플랜 C 번호까지 다 준비해 놨다"며 웃어 보였습니다.

이날 이정후는 과거 류현진(한화)의 전유물이었던 연말 시상식 '특별상'을 받으며 한국 야구의 '얼굴'임을 입증했습니다.

그는 "예전에는 시상식 막내라 선배들에게 인사하러 다니기 바빴는데, 이제는 인사하러 오는 동생들이 생겼다. 3년 전과는 상황이 많이 바뀐 것 같아 격세지감"이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옛 동료이자 올해 시상식을 휩쓴 송성문(키움 히어로즈)에게 애정 어린 메시지도 잊지 않았습니다.

송성문은 이날 최고 타자상을 받았습니다.

이정후는 "성문이 형이 상 받는 걸 보니 옛날 제 생각이 난다"고 농담을 던지면서도 "형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 시상식에서 같이 이야기 나누고 축하해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송성문의 해외 진출 가능성에 대해 "미국에서 뛰다 보면 경기 중에 우리말로 편하게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동료가 그립다"며 "성문이 형이 (메이저리그에) 온다면 정말 큰 힘이 될 것이다. 같은 한국 선수와 뛰는 것만으로도 재밌는데, 친한 형과 함께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을 뛰며 샌프란시스코 주전 중견수로 활약한 이정후는 현재 몸 상태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이정후는 "작년에는 어깨 재활 때문에 근력 운동을 많이 못 했지만, 올해는 어깨가 완벽해서 비중을 늘렸다"며 "타격 감각을 잃지 않으려 예년보다 일찍 배팅 훈련도 시작했다. 귀국 후 바로 훈련에 돌입해 균형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WBC 준비 계획에 대해서는 "팀(샌프란시스코) 일정상 1월 사이판 캠프나 2월 일본 오키나와 캠프 합류는 어렵다"며 "개인 훈련을 하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시범경기를 소화한 뒤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도쿄돔에서 열린 대표팀 평가전을 지켜봤다는 이정후는 후배들을 향한 격려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는 "볼넷이 많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어린 선수들이 WBC라는 큰 무대를 앞두고 도쿄돔 만원 관중의 압박감을 미리 경험해 본 건 돈 주고도 못 살 자산"이라며 "아무것도 모른 채 가는 것과 경험하고 가는 건 천지 차이다. 이번 경험을 토대로 내년 본선에서는 훨씬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사진=일간스포츠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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