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 실종여성 살해 용의자
청주 장기 실종여성 A(50대) 살해 사건 관련, A 씨 가족들이 김 모(54) 씨를 용의자로 의심했음에도 경찰 초기 수사팀은 단순 가출사건으로 취급하고 상부에 약 4주 만에 수사 보고를 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초기에 부실하게 대응해 자칫 미제사건이 될뻔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결과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1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0월 16일 A 씨 실종 신고를 접수한 일선 경찰서 실종수사팀은 전 연인이었던 김 씨가 A 씨를 해쳤을 것 같다는 취지의 A 씨 가족 진술을 확보하고도 김 씨를 용의선상에 올리지 않은 채 이 사건을 상당 기간 단순 가출 사건 정도로만 취급했습니다.
그런데 주변에 극단 선택을 암시한 적도 없던 A 씨는 장기간 생활반응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실종팀은 그제야 사건을 심상치 않게 여기고 실종 신고 25일 만인 지난달 10일에야 이 사건을 담당 과장에게 보고했습니다.
실종수사팀은 부랴부랴 그다음 날 김 씨를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고, 실종 당일의 김 씨 행적이 석연찮다는 점을 같은 날 보고 받은 충북경찰청은 지난달 13일 충북경찰청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일선서에 전담수사팀을 꾸렸습니다.
전담수사팀 가동은 A 씨 실종 신고 28일 만의 일입니다.
그러나 전담수사팀이 실종 당일 A 씨와 함께 사라진 그의 SUV를 쫓기 시작했을 때는 이미 도로 CCTV 보관 기한이 만료된 후였습니다.
초동 수사 때로 돌아가면 실종수사팀이 SUV의 행적을 파악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김 씨가 범행 후 특정 시점에 SUV 번호판을 바꾸는 바람에 SUV의 행적은 실종 당일 저녁 진천의 한 도로에서 끊긴 상태였습니다.
이 때문에 SUV의 행방이 미궁에 빠졌고, 수사팀 내부에선 사건이 미제로 남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초동 수사가 부실했다는 지적과 관련해 전담수사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결과적으로 아쉬운 면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수사 초기 A 씨 가족이 김 씨가 전 연인이라는 점 등 몇 가지 사실을 면담 과정에서 언급했지만, 김 씨가 A 씨를 위협한 적이 있다는 진술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가족들의 진술 가운데 김 씨가 A 씨를 해코지했을 가능성을 유추할 만한 대목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습니다.
실종 신고 약 한 달 만에 김 씨를 불러 참고인으로 조사한 것과 관련해서는 "신고 이후 공백이 있었던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A 씨 실종 다음 날 오전 5시가 넘어서야 귀가한 김 씨의 수상쩍은 행적을 언제 확인했냐는 질문엔 "구체적인 내용이라 말해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A 씨의 SUV에 대한 추적이 왜 한때 끊겼는지에 대한 질문엔 "김 씨가 번호판을 교체한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추적이 안 됐다"며 초동 수사에서 일부 미흡했던 점을 인정했습니다.
SUV의 행적이 끊겼다면 번호판 교체 가능성부터 의심해봤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엔 "초동 수사에서 그런 사실을 고려하지 않았는지는 정확히 확인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지난 10월 14일 A 씨의 SUV 안에서 A 씨를 흉기로 살해한 뒤 번호판을 바꿔 달고 차량을 자신의 거래처에 은닉했습니다.
이 경찰 관계자는 "전담수사팀을 편성한 뒤 김 씨 주변을 중심으로 40여 건의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며 "경찰도 사건이 심상치 않음을 인지한 이후엔 집중 수사를 했다. 다만 일부 수사가 지연된 부분은 아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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