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위원회에서 열린 전원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김건희 특검 조사를 받다 숨진 '양평군 공무원 사건'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가 민중기 특검팀 관계자를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인권위는 오늘(1일) 오후 제22차 전원위원회에서 약 5시간의 격론 끝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82쪽 분량의 양평군 공무원 사망 사건 직권조사 결과보고서를 의결했습니다.
인권위는 검찰총장에게 특검팀에 파견됐던 수사관 1명을 고발하고, 3명을 수사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경찰로, 직권남용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수사 의뢰된 3명 가운데 2명은 수사관이고, 1명은 해당 특검 팀에서 이뤄지는 수사 업무를 총괄한 팀장입니다.
경찰청장에게는 이들 4명을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징계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인권위는 고인이 작성한 21장 분량의 일기 형식 유서와 동료 등 30명의 진술을 확보한 결과, 특검 측의 인권 침해 정황이 확인됐고, 고발 대상 수사관의 이름도 적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조형석 인권위 조사총괄과장은 "고인의 유서를 바탕으로 진술 강요가 있었다고 판단되는 수사관을 고발하고 나머지 수사관 2명과 책임자 팀장은 수사 의뢰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유서에서 발견된 '안 했다 했는데 계속 했다고 해라, 누가 시켰다고 해라, 책임을 떠넘긴다, 다그친다, 반말로 얘기한다, 회유와 강압에 너무 힘들다'는 등의 표현을 합쳐 직권남용으로 봤다"고 덧붙였습니다.
수사관이라는 권한을 남용해 고인에게 의무 없는 특정 내용의 진술을 강요했다는 판단입니다.
조사팀은 또, 고인이 특검 조사 당시 피의사실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은 출석요구 통지를 받았고, 약 네 차례 출석 일정이 급박하게 변경돼 수사준칙 요건을 위반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총 조사시간 14시간 37분 가운데 휴식 시간과 조서열람 시간 등을 제외한 실제 조사 시간은 8시간 48분으로, 수사준칙에서 정한 상한인 8시간을 넘었다고 인권위는 추가로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숙진 인권위 상임위원과 소라미·오완호 비상임위원은 유서 내용만으로 직권남용을 판단할 수 없다는 이유 등을 들어 반대 의견을 낸 걸로 파악됐습니다.
고발 당사자 등 특검 수사관 2명은 이날 전원위에 참석해 고인에게 항상 존대했고 존중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인권위는 전했습니다.
양평경찰서 소속 경찰관 2명과 경기남부청 소속 경찰관 2명도 전원위에 참석해 관련 내용을 진술했습니다.
아울러, 인권위는 민중기 특검에게도 향후 조사 시에 인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사 절차상 권리를 두텁게 보호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양평경찰서장에게는 고인 부검과 유서 업무를 담당한 경찰 2명에 대해 직무교육을 할 것을, 국회의장에게는 앞으로 특검법을 제정할 때 인권보호 조항을 포함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50대 양평군청 공무원 A 씨는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은 뒤 지난 10월 10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인권위는 이후 이 사건과 관련해 인권 침해가 있었는지 직권조사해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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