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정상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해결하기 위한 미국의 평화 계획을 진지하게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열린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정상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미국 대표단이 다음 주 초반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미국 계획을 진지하게 논의할 준비가 끝났다"며 "우리도 미국과 전략적 안정성을 기꺼이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평화 계획에 대해 "합의문 초안은 없다"며 "일반적으로 이것이 향후 협정의 토대로 활용될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현재 최종 버전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논의한 뒤 수정된 계획안을 러시아가 전달받았으며, 당초 28개 항으로 구성됐던 계획이 제네바 회담을 거쳐 4개 분야로 분류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미국이 러시아의 입장을 고려하고 있지만 계획의 일부는 여전히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크림반도와 돈바스(도네츠크와 루한스크)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는 문제가 미국과 러시아의 핵심 협상 주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거의 4년간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종결하는 조건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만약 우크라이나군이 그들이 점령한 영토에서 떠난다면 우리는 전투 작전을 멈출 것이다.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군사적 수단으로 이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의 격전지인 포크로우스크와 미르노그라드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완전히 포위하고 있으며, 하르키우주의 보우찬스크와 시베르스크에서 진격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결국 우크라이나와 합의하고 싶다. 그러나 지금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법적 정당성을 잃었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임기 만료 후에도 계엄령을 이유로 대선을 치르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속해서 문제 삼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영토 문제를 포함한 협정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협정을 위반하면 러시아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보복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현 우크라이나의 인정을 받는 것은 필요하지 않으며 현 우크라이나 지도부와 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그는 다음 주 러시아와 미국의 협상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모스크바로 오는 것 같다면서 위트코프 특사가 러시아 편향적이라는 비판에 대해 "그는 미국의 이익을 옹호하는 미국 시민"이라며 "터무니없다"고 부인했습니다.
또 위트코프 특사와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의 통화 내용이 유출됐다는 보도에는 "가짜일 수 있고, 실제로 도청된 것일 수 있지만 도청은 우리나라에서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대통령 신임을 잃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는 소문에 대해 "그는 미국 파트너들과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며 일축했습니다.
그는 러시아가 유럽을 공격할 의도가 없다는 것을 어떤 식으로는 확인할 준비가 됐다며 "만약 그들이 '유럽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원한다면 러시아는 그런 맹세를 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 푸틴 대통령은 유럽이 러시아 동결 자산을 몰수하겠다는 논의를 실행할 경우 '절도'에 해당할 것이라고 비판하고, 미국과 회담할 때 핵실험 준비 무제도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날 CSTO 정상회의에서 회원국의 군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대규모 무기 증강 프로그램을 제안했습니다.
그는 또 실제 전투 상황에서 입증된 러시아산 무기의 효과를 강조하면서 CSTO 회원국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타스통신은 전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CSTO의 군사 잠재력 강화와 관련된 모든 사안에서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CSTO 의장국을 맡는 내년에는 회원국의 전투 준비 태세를 강화하고 지휘통제 체계를 개선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CSTO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5일 2박 3일 일정으로 올해 의장국인 키르기스스탄을 찾았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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