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집에 설치된 불법 중계소
'070' 등 해외 발신 번호를 '010'으로 변작해주는 불법 중계기 1천600여 대를 운용한 범죄 조직원들이 무더기 검거됐습니다.
이들은 해외 총책으로부터 월 400만∼600만 원을 받고 부부·연인·친구까지 범행에 가담시켰는데, 불법 중계기를 이용한 범죄 피해 총액이 350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국내 관리자 20대 여성 A 씨 등 63명을 검거해 이 중 혐의가 중한 56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오늘(27일) 밝혔습니다.
또 단속 과정에서 불법 중계기로 사용된 휴대전화 단말기 1천637개와 대포 유심 4천299개 등의 통신장비(경찰 추산 26억 원 상당)를 압수했습니다.
중간관리자 A 씨 등은 해외에 체류 중인 총책 B 씨의 지시를 받고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0월 27일까지 서울과 경기, 인천 등 11개 광역지자체에서 불법 중계소 51곳을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A 씨의 경우 20여 명의 조직원을 관리하며 중계기 설치 및 운용 방식을 비대면으로 교육했고, 각 조직원은 원룸 등 중계소로 운영할 장소를 각자 마련해 인당 30∼40개의 중계기를 건네받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은 중간 관리자 1명이 20여 명의 조직원을 관리하며 중계기 설치 및 운용 방식을 교육해주는 방식으로 범행했습니다.
각 조직원은 원룸 등 중계소로 운영할 장소를 각자 마련해 인당 30∼40개의 중계기를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범행에 필요한 휴대전화 단말기와 유심 등은 모두 총책 B 씨를 통해 던지기 수법으로 조직원들에게 공급됐습니다.
범행에 한 번 사용돼 접속 차단된 유심을 새것으로 갈아 끼우기 위해 여러 차례 물건을 공급받은 조직원들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들에 의해 변작돼 송출된 010 번호로 전화금융사기를 당한 피해자는 총 768명에 달했습니다.
1인당 최소 수십만 원에서 최다 27억 원까지 총 354억 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피해 유형별로는 투자리딩사기가 638명으로 가장 많았고, 노쇼 사기 76명, 물품 사기 36명, 보이스피싱 12명, 로맨스 스캠 6명 등이었습니다.
▲ 현장에서 적발된 중계기와 조직원
조직원들은 고액 알바 홍보 글 등을 통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불법 중계기를 설치해 두는 것만으로 월 400만∼600만 원의 고수익을 낸다는 것에 현혹된 이들이 많았습니다.
검거된 63명 중 가족 관계에 있는 사람만 부부 3쌍과 처남·매부, 형수·시동생 등 모두 10명이었습니다.
나머지 53명 중에서도 친구와 연인 등 지인 관계에 있는 사람이 많았고, 10대부터 60대까지 연령층도 다양했습니다.
이들 중 일부는 중계기가 피싱 범죄에 사용되는지 모른 채 범행에 가담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중계기로 수신되는 피싱 관련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이들이 범행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고 판단해 사기 방조 혐의도 함께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경찰은 지난 7월 초 마약 투약자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불법 중계기를 발견한 뒤 수사에 착수해 이들이 던지기 수법으로 장비를 전달하는 것을 확인하고 CCTV 1천여 개소, 계좌 60여 개 등을 분석해 중계소 51곳을 모두 단속했습니다.
이어 단속 중에도 진행되던 피싱 범행의 피해자들에게 사기임을 개별 고지하고 범행에 이용된 전화번호 1천213개를 통신사에 정지 요청했습니다.
또 통신 분석을 통해 해외에 체류 중인 총책 B 씨와 관리책을 특정해 국제공조를 통한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미검거된 총책 B 씨와 검거된 피의자는 모두 한국인들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불법 중계소를 운영하는 행위는 구속 수사로 이어지는 중대 범죄이므로, 고액 보수에 현혹돼 가담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당부했습니다.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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