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가방 속 남매 시신 사건 피고인
7년 전 뉴질랜드에서 어린 남매를 살해한 뒤 시신을 여행 가방에 넣어 창고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한국인 엄마가 현지 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현지 시간 오늘(26일) AFP통신 등 외신들은 어제 뉴질랜드 오클랜드 고등법원이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한국인 이 모(44) 씨에게 최소 17년 동안 가석방이 불가능한 종신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질랜드에서는 법원이 살인 혐의를 유죄로 판단되면 자동으로 종신형을 선고합니다.
이때 판사는 피고인이 가석방을 신청할 수 있는 시점을 최소 10년 이상으로 정하게 됩니다.
제프리 베닝 고등법원 판사는 이 씨가 남편이 사망한 뒤 자녀 양육을 감당하지 못해 범행했다며 "(신체·정신적으로) 취약한 아이들을 살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어제 법정에서 경호원과 통역사 사이에 선 이 씨는 판사가 선고하는 동안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AFP는 전했습니다.
이 씨는 그동안 재판 과정에서 2018년 사건 발생 당시 어린 남매에게 항우울제를 먹인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이 씨는 "2017년 암으로 남편이 사망한 뒤 충격을 받아 우울증에 걸렸다"며 "범행 당시 정신 이상으로 심신 미약 상태였기 때문에 살인 혐의는 무죄"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베닝 판사는 법정에서 이 씨에게 강제 정신건강 치료법에 따라 폐쇄형 정신병원에서 환자 신분으로 형기를 시작할 것이라며 상태가 회복되면 교도소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피해 남매의 삼촌은 변호인이 대독한 성명서를 통해 "우리 가족에게 이토록 깊은 비극이 닥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조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 씨 어머니도 검사가 대독한 성명서에서 "뼛속까지 파고드는 고통 같다"며 "언제 치유될지는 모르겠지만 죽는 날까지 이 고통을 안고 살아갈 것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고 토로했습니다.
이 씨는 2018년 여름 뉴질랜드에서 항우울제를 넣은 주스를 먹여 9살 딸과 6살 아들을 살해한 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이 씨는 남매 시신을 여행 가방에 넣어 오클랜드 창고에 유기한 뒤 한국으로 달아났습니다.
이 씨는 2022년 한국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자 창고 임대료를 내지 못했고, 창고에 보관된 물품이 온라인 경매에 부쳐졌습니다.
2022년 8월 창고 물품을 낙찰받은 뉴질랜드인이 가방에서 남매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으며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이 씨는 같은 해 9월 울산에서 검거돼 뉴질랜드로 강제송환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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