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B가 데뷔 30주년 전국투어의 포문을 뜨겁게 열었다. 지난 22일 서울 장충체육관, 3000여 석을 가득 메운 관객 앞에서 YB는 30년 밴드의 저력을 입증하듯 압도적인 메탈 사운드로 무대를 시작했다.
오프닝 조명이 붉게 켜지고, 앰프를 가르는 묵직한 사운드가 터져 나온 순간 관객들은 이미 압도되기 시작했다. 이날 YB는 'Voyeurist', 'Orchid', 'Stormborn', 'Rebellion' 등 최근 앨범 '오디세이(Odyssey)' 수록곡을 전면 배치해 강렬한 메탈로 전개했다. 윤도현의 포효에 가까운 보컬, 밀도 높은 밴드 사운드가 겹치며 "30년 밴드의 도전"을 무대 위에서 증명했다.
강렬한 오프닝이 끝나자 윤도현은 특유의 낮고 따뜻한 목소리로 첫인사를 건넸다. 그가 "30주년 콘서트를 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 아이돌들이 각자 인사하던 우리도 따라 해봤습니다."라고 말문을 열자, "와이비의 밝은 별 베이스 박태희, 소년 같은 드러머 김진원, 패기를 맡은 열정 보컬 윤도현, 짐작하셨겠지만 막내 기타리스트 허준."이라며 장난스런 웃음과 여유로 인사를 건넸다.
이번 투어 제목은 'YB REMASTERED 3.0'이다. 윤도현은 "지금까지의 YB를 다시 리마스터해 새롭게 시작하자는 마음"이라며 "공연에서 소외됐던 곡들도 다시 꺼내본다"고 밝혔다. 2019년 발표해 코로나19 시기와 겹쳐 제대로 무대에 오르지 못했던 '야간마차', 윤도현 솔로 1집 타이틀곡 '타잔'을 비롯해 '가을 우체국 앞에서 ', '바람' 등을 연이어 선보이며 시간을 되돌렸다.
뜻밖의 선물 같은 공연도 이어졌다. YB가 선후배의 곡을 편곡해 도전한 것. 이날 후배 곡으로 고른 노래는 화제의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Golden'이었다. "이 곡만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근데 또 해야죠."라는 윤도현의 엄살과 달리, 메탈 버전의 'Golden'은 레전드 무대를 갱신하며 장충체육관을 완전히 흔들었다. 이어 조용필의 '모나리자'는 록 편곡의 또 다른 정점을 보여줬다.
윤도현은 피아노 앞에 앉아서 '사랑 Two', '너를 보내고', '박하사탕' 등을 선보였다. 앵콜 마지막곡은 '흰수염고래'이었다. "다 같이 합창합시다."라는 말에 따라서 관객들과 YB가 함께 이 곡을 열창했고 순간 장충체육관은 거대한 목소리로 가득 찼다.
최근 암을 극복한 윤도현의 목소리는 단순한 '복귀' 이상이었다. 30년의 버팀, 연습, 경험이 고스란히 압축된 에너지처럼 들렸다. 오랜만에 공연장을 가득 채운 '피맛나는' 메탈 사운드와 그 중심에 서 있던 YB의 30년은, 이날 또 한 번 현재진행형임을 증명했다.
(SBS연예뉴스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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