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치료하는 데 있어서 우리가 우주로 가는 게 중요한 일인가요?) 네. 지금 아주 중요한 시기입니다.]
오는 27일 발사될 누리호, 여기 실리는 차세대중형위성 3호에는 우주 의학을 위한 특별한 장비가 있습니다.
바로 '바이오 캐비닛'입니다.
우주 공간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해 심장과 혈관 재생을 연구하기 위한 것으로, 세포 배양기와 줄기세포를 통해 원하는 조직과 장기를 3차원 형태로 만들 수 있는 3D 프린터가 들어 있습니다.
우주 궤도를 돌며 세포를 배양해 인공 장기를 만들고, 이 과정을 영상과 데이터로 우리 연구진에게 보내올 예정입니다.
'만능 줄기세포'라고도 불리는 역분화 줄기세포를 쓰면 이론상 인간의 모든 조직과 장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김장환/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 오가노이드는 사이즈가 수 밀리미터 정도로 아주 작은 상태이게 되는데, 혈관이 없기 때문에 사이즈를 막 키워서 할 수 있는 정도까지는 좀 어려운 것 같아요.]
실험실에서 줄기세포로 키운 조직은 몇 mm 수준에 그칩니다.
[이게 이제 인공 피부인데, 혈관과 진피하고 상피가 이렇게.]
입체적인 큰 조직으로 만드는 건 중력의 영향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박찬흠/한림춘천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 (3차원으로 제작 시) 세포들이 중력에 의해서 바닥에 가라앉게 되고, 또 하나 이 세포 상호작용(인터렉션)이 그렇게 원활하지 않는 경우가 많거든요. 우주에서는 뭐 아시다시피 중력이 없는 상태고.]
중력이 없는 우주에서 연구진은 인공 심장 제작 기술 등을 시연해 보고 다른 장기도 만들 수 있는지 검토할 예정입니다.
많은 부위 중 심혈관부터 연구하는 데도 이유가 있습니다.
NASA는 우주 환경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병으로 심혈관 질환을 꼽았는데, 실제로 인류 최초로 달을 밟았던 닐 암스트롱 등 많은 우주인들이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했습니다.
우주 환경에서는 우주 방사선에 의해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 위험이 최대 5배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국제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따르면 2030년대에는 최대 4명의 사람이 달에서 한두 달 정도 살게 될 텐데, 장기 체류를 위해 심혈관 건강을 확보할 방법을 미리 찾으려는 겁니다.
우주 공간은 중력이 약해 성능이 더 좋은 신약 개발에도 유리합니다.
미국의 제약회사 머크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더 균일하고 점도 낮은 면역 항암제를 개발했습니다.
[폴 라이어트/머크 연구소 연구원 : (새로 만든) 구조를 통해 우리는 항체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잘 이해할 수 있고, 환자들이 더 쉽게 복용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악성 뇌종양, 교모세포종 치료도 우주에서는 희망이 있습니다.
미세 중력 상태에서는 암세포 전이가 위축되고 성장하지 못한 게 확인됐습니다.
상공 400~600km, 이 머나먼 우주 공간에 인류의 건강이 달린 셈입니다.
(영상취재 : 강시우, 영상편집 : 최혜란, 디자인 : 강경림·박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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