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뜩이나 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운 상황에서 공사 대금마저 못 받는 하도급 업체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제 보증기관을 통해 공사 대금을 받을 수 있게 안전장치가 강화됩니다.
보도에 이태권 기자입니다.
<기자>
중장비 업체를 운영 중인 정진웅 씨는 3년 전 한 관급 공사를 진행했는데, 3개월 치 공사대금 1억여 원을 아직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청이 자금난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정 씨에게 재하청을 준 하도급 업체도 3억여 원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정진웅/중장비 업체 대표 : 자기네들은 법정 관리에 들어갔기 때문에 법원에서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저희 하도급 업체들은 죽으라는 얘기죠.]
지급보증서도 받지 못해 원청 대신 보증기관으로부터 대금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결국 기사 인건비 등을 주기 위해 굴삭기 13대 중 7대를 처분해야 했습니다.
[정진웅/중장비 업체 대표 : (발주처는) 자기네들은 책임이 없다는 거예요. 자기네들은 전액 다 원청한테 돈이 지불돼 있으니까 따지려면 가서 원청한테 가서 따져라….]
국내 건설, 제조 중소기업 120만 곳이 받은 하도급 대금 규모는 연간 454조 원에 달합니다.
하도급 관련 분쟁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로, 올 상반기에도 304건이나 발생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발주처가 직접 대금을 지급하는 직불 합의 등 지급 보증 의무를 면제해 줬던 조항들을 삭제하고, 공사비 1천만 원 이하 소액 공사만 예외로 남겨 두기로 했습니다.
원청이나 발주처가 대금 지급이 어려워져도 하도급 업체가 보증기관을 통해 대금을 받을 수 있게 안전장치를 강화한 겁니다.
[주병기/공정거래위원장 : 2, 3차 협력사 연쇄 피해로 확산될 위험도 있는 만큼 3중의 보호 장치를 구축 강화하는….]
또 하도급 업체가 발주처에게 직접 대금 지급을 요구할 수 있도록 원도급 거래 내용에 대한 정보 요청권을 신설하고, 공공 하도급에만 적용되던 전자 대금 지급 시스템을 민간에도 의무화해 중간 단계 사업자들의 대금 유용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 영상편집 : 안여진, 디자인 : 최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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