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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직접 만들던 IT 고수, 지휘봉 잡은 이유는? [스프]

[더 골라듣는 뉴스룸] 지휘자 윤한결

윤한결
2023년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을 받으며 주목받기 시작한 지휘자 윤한결. 사실 그는 어릴 적 게임을 직접 만들고, 세계 랭킹 2위에 오른 게임도 있을 정도로 'IT 덕후'였습니다. IT 업계로 갈 수도 있었던 인재가 예술가가 된 것인데요, 그는 과연 게임에서 무엇을 배웠을까요? 지휘할 때는 게임이나 축구를 할 때만큼 아드레날린을 분출한다고 하는데요, 지금은 작곡과 지휘를 오가는 음악가의 삶 이야기, 직접 들어보세요.

김수현 기자 : 어쩌다 보니 또다시 작년부터

이병희 아나운서 : 작곡을 다시. 어떠세요? 두 개 중에서.

윤한결 지휘자 : 언제나 대답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확실한 것은, 지휘가 훨씬 즐겁고 재밌고 더 많은 에너지를 주긴 합니다. 그 에너지를 작곡이 다 빼앗아가는 느낌이 드는데, 다행히 작년을 기점으로 덜 빼앗아가거나 밸런스가 맞춰지는 느낌이 들어요.

그전에는 작곡을 할 때 어디 출품하거나 대회에 내려 하거나 아니면 학생 때 썼던 작품이니까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더 신경 쓰고 그랬던 것 같은데, 이제는 제 마음대로 쓰는 느낌이 있어서. 계속 책상에 앉아 있어야 되는 건 고역이지만 작곡하는 행위 자체는 훨씬 자연스러워진 것 같습니다. 단점이라면 작곡을 하다 보면 몸 상태가 안 좋아지는 게 느껴져서 좀 조심하긴 합니다.

김수현 기자 : 평균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렵겠지만, 한 곡을 쓸 때 시간을 굉장히 많이 쏟으세요?

윤한결 지휘자 :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건 오래 걸리는 것 같은데, 착수를 잘 안 해요. 뭔가 떨어지질 않더라고요. 근데 시간이 촉박하거나 필 받아서 하거나 어떤 요인으로 시작이 되면 좀 빨리 쓰긴 합니다. 이미 머리를 많이 굴려서 그런지 빨리 스케치하고.

다행히 컴퓨터를 잘 다뤄서. 제가 좀 악필인데 작곡할 때는 손으로도 쓰지만 결국에는 컴퓨터로 바꿔야 되는 수준으로 악필이거든요. 근데 컴퓨터로 하면 다 깔끔하게 나오니까 재미있게, 뭔가 게임하듯이 하는 느낌도 있습니다.

김수현 기자 : 게임 같은 것도 하세요?

윤한결 지휘자 : 요즘에는 덜 하긴 하는데 어릴 때는 되게 좋아했어요. 게임, 축구, 음악만.

김수현 기자 : 게임은 어떤 거예요?

윤한결 지휘자 : 아무도 모르는 것 같긴 해요. 많은 사람들이 하는 건 아니고 진지하게 파고들어 가야 되는 게임. 다른 사람들과도 계속 협업해야 되고. 축구 게임도 당연히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하는 유명한 게임은 아니고, 아무도 모르는데 소수의 마니아들만 모여서 하는. 물론 저는 제가 누군지 밝히진 않았지만. 심지어 제가 그 팀에서 감독이에요.

김수현 기자 : 진짜요? (웃음)

이병희 아나운서 : 감독까지 하시려면 더 바쁘시겠다.

윤한결 지휘자 : 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친구 두 명한테 넘겨줘서 최종 결정만, 그 친구들이 다... 그 친구들 아직 20대 초반이어서. (웃음)

김수현 기자 : 게임과 음악에 연결고리가 있나요?

윤한결 지휘자 : 순간순간 판단해야 되는 게 어느 정도 비슷한 것 같기는 해요. 최근에는 게임을 거의 안 하는 이유도, 지휘를 하면서 이미 아드레날린을 충분히 받아서 그렇지 않나. 작곡만 할 때는 작곡하다가 쉴 때 게임 아니면 축구를 하러 나가거나, 그리고 다시 와서 또 작곡하고. 그런 활동들이 뭔가 충전해주는 느낌이었어요.

이병희 아나운서 : 작곡이 에너지를 많이 쓰는 작업인가 봐요.

윤한결 지휘자 : 저한테는요.

김수현 기자 : 게임도 축구 게임인 거예요?
골룸 사진 출처 : 윤한결

윤한결 지휘자 : 다른 것도 여러 개 했었는데 (웃음) 창피하지만 끝까지 파서 세계 2등까지 간 것도 여러 개 있어요. 세계 10등... 물론 많이 하는 게 아니어서 모든 사람들이 아는 수준은 아니겠지만요. 제가 하고 있으면 사람들이 보러 올 수준으로 끝까지 팠어요.

그때 저와 같은 팀이었던 네덜란드 친구는 실제로 친구가 되기도 했어요. 그 친구는 아예 프로게이머까지 갔다가 이제는 IT 개발자로 살고 있고, 그렇게 이어진 인연도 있어요.

김수현 기자 : IT 쪽으로 나가실 수도 있었겠네요.

윤한결 지휘자 : 어릴 때는 어느 정도 기정사실이었던 것 같아요. 음악을 하기 전에는 프로그래밍 만지고 그랬었어요. 유치원, 초등학교 1학년쯤. 예를 들어 스타크래프트를 한다면 스타크래프트를 하지 않고 스토리를 프로그래밍해서 만들고 그랬었어요. 다른 총 게임이어도 지도를 제작하고 그랬었어요.

김수현 기자 : 게임 산업이 인재를 뺏겼네요. (웃음) 너무 신기한데요. 한 번 게임 붙잡으면 밥도 안 먹고 하셨어요?

윤한결 지휘자 : 그렇지는 않습니다. 충분히 회복됐다 싶으면... 그만둔 계기가, 제가 한 사람을 절대 못 이기겠더라고요. 성적도 저보다 낮았어요. 저는 정석대로 하는데 이 사람은 예상을 못하게... 다른 사람한테는 다 이기니까 너무 화가 났어요. 저는 대회도 절대 안 나갔고 이 사람한테 몇 번 연속으로 지고는 그 게임을 쳐다도 안 봤어요.

김수현 기자 : 그 사람은 누구일까 궁금하다. 천적인 거네요. 덕분에 음악에 전념하게 되신 걸 수도 있어요.

윤한결 지휘자 : 그렇죠. 그리고 덕분에 변칙적인 것의 중요성도 느꼈던 것 같아요, 꿈보다 해몽 같은데, '너무 정석만 하면 특별해질 수 없구나'

김수현 기자 : 세계 2등 하셨을 때 이미 음악을 하고 계셨을 때인 거죠?

윤한결 지휘자 : 네, 독일에서 작곡하다가 다 반려당하면 집에 가서 사람들 다 이기고 기분이 좋아지는데 그 친구 만나면 또 지고 자꾸 망하고, 1년 동안은 그렇게 반복됐어요.

김수현 기자 : 게임이 굉장히 중요하네요. (웃음) 게임의 세계에 좀 더 발을 담글 생각은 없으신 거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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