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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자민당, '참수 언급' 중국 총영사 행사 보이콧

일 자민당, '참수 언급' 중국 총영사 행사 보이콧
▲ 다카이치 일본 총리

일본 집권 자민당이 다카이치 일본 총리를 향해 '목을 벨 것'이라는 극언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쉐젠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가 주최하는 행사에 사실상 참여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했습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다카기 외교부회장은 어제 당내 회의에서 당 지도부가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관이 주최하는 행사 참석 자제를 각 광역지자체 지부 연합회에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쉐 총영사는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7일 중의원(하원)에서 타이완 유사시 개입할 수 있다고 발언하자 SNS에 '더러운 목을 벨 수밖에 없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습니다.

일본 정부 항의 등으로 해당 글은 삭제됐지만 일본 내에서는 외교관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는 비판이 잇따라 제기됐습니다.

또 보수층을 중심으로 쉐 총영사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 즉 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해 추방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중일 국장급 협의에서도 쉐 총영사 언급을 비판하고, 자진 출국 등을 비롯한 적절한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전날 자민당 회의에서는 쉐 총영사의 강제 추방이 주요 화제로 오르지 않았고, 냉정하게 사태를 주시하면서 중일 간 소통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전했습니다.

다카기 회장은 회의 이후 취재진과 만나 "중일 관계는 문제가 있을 때야말로 의사소통을 확실히 해야 한다"며 "그러한 기본 라인에 근거해 의견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나카타니 겐 전 방위상은 중국의 보복 조치가 좋은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 뒤 "일본도 내셔널리즘으로 중국을 비판하는 것은 절대로 좋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신중한 분위기는 쉐 총영사에 대한 강제 추방 요구와 강한 불만이 제기됐던 지난 11일 자민당 회의 당시와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로 보입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이 '억제적 대응'을 하는 이유와 관련해 "일본 여론이 과열돼 중일 간 대응이 격화하는 사태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해설했습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일본이 떠들썩하게 동요해 갈등이 고조되면 중국이 이로워진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이 다카이치 총리의 타이완 관련 발언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중국이 보복 수위를 높이겠다고 경고한 상황에서 사태 수습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고 요미우리가 짚었습니다.

일본은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중국의 답변 철회 요구를 사실상 수용할 수 없어서 오는 22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일 정상이 만나도 사태가 진정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의 일본 여행·유학 자제령 등으로 양국을 오가는 항공편이 줄어들고 교류 행사도 연이어 취소·연기되고 있습니다.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은 이달 말부터 내년 3월까지 일본행 항공편을 감편하기로 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습니다.

일례로 중국 상하이에서 오사카로 향하는 CA163편은 매일 운항했지만, 이달 말부터 내년 3월 28일까지는 금·토요일 운항으로 바뀌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항공사 측은 기체 사정을 이유로 들었지만, 여행 자제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는 분석했습니다.

국제항공 관계자는 예약 취소 사례가 많아 일본행 항공편을 10% 정도 줄일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일부 일본 음악가들의 내달 중국 베이징·상하이 공연도 안전성 등을 이유로 중지됐다고 교도통신이 전했습니다.

오키나와현 교육위원회는 고교생 약 20명을 이달 29일부터 2주가량 상하이 소재 학교로 보낼 예정이었으나, 중국 측 사정으로 중지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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