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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압박 국면 이 대통령의 한마디…"낭떠러지서 뛸 용기 있어야 이겨"

미 압박 국면 이 대통령의 한마디…"낭떠러지서 뛸 용기 있어야 이겨"
▲ 이재명 대통령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오늘(19일) 한국의 대미 투자 연간 상한액을 200억 달러로 명시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선의에 기댈 수 없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판단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김 실장은 오늘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한미 관세협상의 뒷얘기를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김 실장은 지난달 경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여러 차례 미국을 다녀온 끝에 이견을 많이 좁힌 뒤 "거의 타결된 것 같다"고 보고했지만 이 대통령이 다시 기준을 올렸다고 했습니다.

그는 "당시에는 200억 달러 상한을 깔끔하게 얻지는 못했고 조금 더 위에 있었다"며 "이 정도면 실질적으로 200억을 넘지는 않을 것이라는 표현을 얻어온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대통령이 2∼3일 지난 뒤 더 강경하게, 깔끔한 200억 달러 아니면 못 하겠다고 하셨다"며 "표현을 가지고는 충분치 않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선의를 기반으로 후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할 순 없다"고 말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렇게 마지막까지 입장이 맞서면서 직전까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지만, 김정관 장관이 정상회담 당일 아침에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에게 '그동안 많은 대화를 했는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은 APEC대로 잘 치르고 협상을 이어가자'는 문자를 보낸 뒤 물꼬가 트였다고 김 실장은 전했습니다.

러트닉으로부터 '200억 달러를 확정하면 한국 입장에서는 충분하냐'는 답장이 왔고, 이를 토대로 30분∼1시간 안에 패키지의 내용을 완성했다는 것입니다.

김 실장은 "사나흘 전에 우리가 '감내 가능한 안'이라고 했던 것과 거의 비슷하게 됐다"며 "(수익 배분 비율) 5대 5는 우리가 내건 다른 조건이 있었지만 못 얻었다"고 아쉬워했습니다.

그는 이보다 앞선 8월 미국 워싱턴DC에서의 첫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관세협상) 때문에 무산될 뻔했다"며 긴장된 순간이 이어졌다고 돌아봤습니다.

8월 2일 미국이 보내온 문서를 두고 앞서 '을사늑약'을 언급하기도 했던 그는 "완벽하게 미국 입장에서 쓰인 문서였다"며 "'안 지켜지면 몰취한다'는 등 모든 표현이 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당시에도 이 대통령은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릴 용기가 있는 사람이 이긴다"며 협상을 지원했다고 김 실장은 술회했습니다.

핵 추진 잠수함이 팩트시트(설명자료)에 담긴 과정에 대해서는 "8월 정상회담에서 80∼90%는 논의된 사안인데,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를 '핵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으로 오해했다"며 "그래서 이 대통령이 더 명확히 하자는 의미로 말한 것이다. 실무적으로 논의했던 내용이 있어 빨리 결론 났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조선소에서 미 군함을 건조할 가능성을 언급한 조항에 대해서는 "(미국 법을 고치지 않아도) 미국 대통령이 행정명령으로 예외를 둘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실장은 전체 협상 과정을 돌이켜보며 "이 대통령과 강훈식 비서실장의 역할을 보면서, 행정가들이 대체할 수 없는 종합 판단과 담대함 등 정치인의 영역이 따로 있다고 느꼈다"며 "높은 곳에서 역사와 대화하는 정치의 긍정적 역할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다만 "이제 역사의 한고비를 넘었고 앞으로도 '굽이굽이'가 있을 것"이라며 "개운하기보다는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그는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선 "가격 급등의 모든 상황이 갖춰졌는데 단기적으로 공급이 바로 따라갈 수 없어 응급조치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시간을 벌고, 몇 달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며 "필사적으로 관계장관회의를 구성해 주택공급방안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과 언쟁을 벌인 일을 두고는 "좀 더 부드럽게 답변하는 훈련을 해야겠다"며 "(정치 영역에 들어왔다는) 인식을 더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곁에서 우상호 정무수석이 제지한 것에 대해서는 "말려주셔서 고맙다"며 "(호통을 친) 김병기 운영위원장도 상황을 수습하고 마무리하려 하신 것이라 고맙다"고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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