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진쑹 중국 외교부 국장(우),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국장(좌)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시아 국장이 중국을 방문한 일본 외무성의 가나이 마사아키 아시아대양주 국장과의 회담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타이완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두 국장이 오늘(18일) 베이징에서 회담을 진행했으며, 류 국장이 가나이 국장에게 다카이치 총리의 부적절 발언과 관련해 다시 한번 엄정하게 항의했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마오 대변인에 따르면 류 국장은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이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전후 국제 질서를 훼손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일 4개 정치문서 정신을 심각하게 위배해 중일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근본적으로 훼손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러한 발언의 성격과 영향은 극히 악질적이며, 중국 국민의 공분과 규탄을 불러일으켰다"면서 "중국은 일본 측이 잘못된 발언을 즉각 철회하고, 대중 문제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행위를 중단하며, 실제 행동으로 잘못을 바로잡아 중일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지킬 것"을 촉구했습니다.
마오 대변인은 향후 중일 관계 전망에 대한 질문을 받고 "현재 중일 관계 상황은 다카이치 총리가 공개적으로 타이완 관련 부적절한 발언을 하고 중국 내정에 노골적으로 간섭했기 때문"이라고 답하면서, "일본 측은 즉각 잘못된 발언을 철회하고, 깊이 반성하며, 중국 국민에게 명확하고 책임 있는 설명을 내놔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오늘 회담 뒤 온라인상에는 류 국장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굳은 표정으로 가나이 국장을 내려다보고, 가나이 국장은 류 국장에게 고개를 숙인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확산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특히 해당 내용이 관영 매체인 CCTV 계열 소셜미디어 계정 '위위안탄톈'에 게재됐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중국 측이 이 장면을 의도적으로 공개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약 20초짜리 영상에서 류 국장은 시종 굳은 얼굴로 가나이 국장을 대했고, 가나이 국장은 고개를 숙인 채 류 국장의 발언을 듣거나 어쩔 줄 몰라하는 표정을 짓기도 했습니다.
전후맥락에 대한 언급이나 구체적인 내용 설명 없이 공개된 영상이기는 하지만 일본 입장에서는 굴욕적인 모습으로 여길 수 있는 장면인 셈입니다.
외교부는 브리핑을 통해 회담에서 가나이 국장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양국 외교부 국장급 회담은 지난 7일 다카이치 총리가 '타이완 유사시'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힌 이후 중일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된 후 이뤄졌습니다.
기하라 미노루 일본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가나이 국장과 류 국장이 만나는 일정과 관련해 정기적으로 벌여온 국장급 협의이며 "지난 회담이 일본에서 열려 이번에는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지난 13일 가나스기 겐지 주중 일본대사를 늦은 시간에 불러 공식 항의하고 이튿날 자국민에게 일본 방문 자제를 권고하는 등 본격적인 '제재'에 돌입했습니다.
이후에도 양국 간 우호 행사를 취소하거나, 일본 영화의 중국 내 개봉이 연기되는 등 중국 측은 제재 범위를 넓히며 일본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사진=중국 위위안탄톈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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