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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학습 사망사고' 담임교사 2심도 유죄…선고유예 '선처'

'체험학습 사망사고' 담임교사 2심도 유죄…선고유예 '선처'
▲ 지난 2월 11일 강원 춘천지법 앞에서 열린 현장학습 사고 인솔 교사 선고 관련 기자회견에서 강주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이 이날 재판에서 체험학습 사고 인솔 교사에게 유죄를 판결한 재판부에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2022년 11월 강원 속초시 한 테마파크에서 초등학교 현장 체험학습 도중 발생한 학생 사망사고와 관련해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교사가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다만, 전적으로 책임을 묻기에는 과도한 측면이 있는 점과 피해 학생 유가족과 합의한 사정이 참작돼 선고유예를 받음으로써 교단에 계속해서 설 수 있게 됐습니다.

춘천지법 형사1부는 담임교사 A 씨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사건 선고공판에서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금고 6개월의 선고유예를 내렸습니다.

A 씨는 항소심에서도 무죄 주장을 되풀이했으나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형이 무겁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주의의무를 기울이지 않아 피해 학생이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라면서도 "다만 피해자가 사망한 원인은 피고인의 과실 외에도 버스 운전상 과실이 결합해 발생한 것으로, 사망 결과에 대해 피고인에게 전적으로 과실의 책임을 묻는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과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의 유가족과 합의한 점을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며 형량은 유지하되,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판결을 했습니다.

선고유예란 가벼운 범죄를 저질렀을 때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는 판결로, 선고 유예를 받은 날로부터 2년이 지나면 면소(공소권이 사라져 기소되지 않음)된 것으로 간주합니다.

교육공무원법상 교사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확정되면 당연퇴직 처리되지만, 선고유예를 받음으로써 A 씨는 교직을 이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보조인솔교사 B 씨에 대해서는 원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내렸습니다.

또 전방 좌우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버스를 그대로 출발해 학생을 숨지게 한 혐의(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로 1심에서 금고 2년을 받은 버스 기사 C 씨에게는 원심을 파기하고, 피해자의 유가족과 합의한 점을 참작해 금고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교사 A·B 씨는 버스에서 내린 학생들과 이동할 때 선두와 후미에서 학생들을 제대로 주시하지 않거나 인솔 현장에서 벗어나는 등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학생이 버스에 치여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인 '교사들의 주의의무 위반 과실' 존재 여부를 두고 검찰과 교사들은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습니다.

교사들이 기소된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국의 교사들이 잇따라 재판부에 선처를 탄원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많은 학교에서 교사들이 안전사고를 우려하며 현장 체험학습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교사들과 학생·학부모들이 갈등을 빚는 사례가 이어져 제도적 보완과 안전한 시스템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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