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노상원 전 사령관의 수첩에 적힌 내용 가운데 특검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특검은 일부 수첩 내용이 과거 12·12 군사반란을 참고하면서 작성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비상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을 계엄 전에 사전 교육하려고 한 것으로 의심되는 문구도 발견됐습니다.
이어서 김지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1979년 12월 12일, 군사반란을 일으켰던 당시 보안사령관 전두환은 제1, 3, 5 공수여단을 각각 수도 서울로 집결시켰습니다.
당시 서울 인근인 수색에 있던 제30사단은 반란 세력인 제1공수여단을 행주대교에서 저지하는 이른바 '역행사'에 나섰지만 실패했습니다.
곧이어 노태우 당시 사단장이 이끌던 경기도 고양 소재 제9사단이 서울에 진입하면서 전두환의 내란은 성공했습니다.
9사단과 30사단의 움직임으로 12·12 쿠데타 성패가 결정된 건데, 특검은 이번 수첩 해독 내용을 바탕으로 노 전 사령관이 12·12 군사반란을 참고해 역행사를 방지할 방안까지 계획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검은 특히, 같은 페이지에 적힌 군 수뇌부 인사 중 지상작전사령관이 포함된 것이 역행사를 염두에 둔 근거로 보고 있습니다.
수첩에 등장한 장성 인사 중 손식, 강호필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상작전사령관을 교대로 역임했는데, 지상작전사령관은 9사단과 30사단 등을 통제 지휘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 전 사령관이 역행사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 이들 인선에 특히 신경을 쓴 것으로 특검은 의심하고 있습니다.
특검은 수첩에 등장하는 '총장 박 사전교육'이라는 단어도 노 전 사령관이 오랜 시간 계엄을 준비한 증거로 보고 있습니다.
비상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에게 비상계엄과 관련한 정보를 사전에 교육할 계획을 세운 게 아니냐고 강하게 의심하는 겁니다.
이러한 내용들은 경찰이 지난해 노상원 수첩을 발견한 이후 검·경 수사 과정에서 제대로 규명되지 못했습니다.
국과수와 대검이 각각 필적 감정에 나섰지만 감정 불능 판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내란 특검팀은 군사 용어에 익숙한 군 수사관 등으로 구성된 전문팀을 운영하며 해독에 성공해 비상계엄 전모를 규명할 수 있는 실마리를 풀어냈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유미라)
▶ [단독] 노상원 수첩 해독 성공했다…"23년부터 계엄 준비"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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