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오려면 당신이 필요해(For Films to Come, We Need You)'를 슬로건으로 내건 올해 영화제의 총 상영작은 장·단편 167편으로 역대 최다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서울독립영화제 모은영 집행위원장과 김동현 프로그램위원장, 권해효 배우, 한국독립영화협회 백재호 대표이사 그리고 개막작의 손구용·이종수 감독과 박봉준·하성국·한새연·황현빈 배우가 참석했다.
서울독립영화제의 시작을 여는 개막작은 '무관한 당신들에게'(감독 김태양·손구용·이미랑·이종수)다. '무관한 당신들에게'는 한국영화 최초의 여성감독 박남옥이 남긴 유일한 영화 '미망인'의 소실된 마지막 장면에 대한 각각의 감독의 영화적 상상을 더한 새로쓰기이자 '최초'라는 영예와 '여성' 감독이기에 짊어져야 했던 억압이라는 모순 속에 놓였던 감독 박남옥과 영화 '미망인'에게 보내는 헌사라 할 수 있다. 영화제 기간동안 박남옥 감독의 '미망인'과 함께 '무관한 당신들에게'가 함께 묶어서 상영될 예정이다.
모은영 집행위원장은 "한국영화사에서 중요한 작품이자 결말이 소실된 채 돌아온 '미망인'을 네 명의 신진 감독이 각자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시도에 주목했다" 면서 "이를 통해 과거의 영화를 현재의 관객에게 동시대의 영화로 체험하고 독립영화의 상상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밝혔다.
독립영화의 한 해를 결산하는 축제로 매년 최다 출품 기록을 경신해온 서울독립영화제는 올해 총 1,805편(장편 215편, 단편 1,590편)이 접수되며 전년 대비 101편 증가했다. 올해 서울독립영화제는 독립영화의 무한한 가능성과 현재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선보인다.
'본선 경쟁'과 '새로운선택' 부문은 실험적 단편과 새로운 재능을 발굴하는 장편을 통해 독립영화의 현재를 입체적으로 조망하며, '페스티벌 초이스'는 역대 최대인 23편의 상영작으로 다양한 장르와 형식의 화제작을 총망라한다. 또한 1980~90년대 독립영화를 재조명하는 '독립영화 아카이브전'과 일본의 젊은 거장 미야케 쇼 마스터클래스를 포함한 '해외초청' 프로그램, 지역영화 비중을 확대한 '서울독립영화제X로컬시네마'를 통해 독립영화 다양성과 확장성을 한층 강화했다.
올해 새롭게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합류한 모은영 집행위원장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영화제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하는 많은 분들의 연대와 힘으로 함께하게 되었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 "영화제의 예산이 복원되고 정상 개최가 가능해지면서, 역대 최다 출품과 최다 지원이라는 성과 속에 이분들의 의지를 어떻게 담아낼지 고민했다"며 "그 결과 경쟁 부문 확장, 새로운 감독 발굴, 상금 확대 등 한국 독립영화의 외연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8회를 맞은 '배우프로젝트–60초 독백 페스티벌'에는 역대 최다인 7,757명이 지원, 323: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종 선정된 24명의 배우는 오는 12월 1일 CGV청담씨네시티에서 본선 무대에 오른다. 배우프로젝트의 기획자이자 심사위원인 권해효 배우는 "올해로 25회째 개막식 사회자로 서울독립영화제를 함께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24년간 함께하는 과정에서 제가 영화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하다가, 2018년부터 '배우프로젝트–60초 독백 페스티벌'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들은 늘 새로운 배우를 갈망하고, 배우들은 새로운 감독과의 접점을 찾는다"며 "이 프로젝트를 통해 배우들의 역량을 키우고, 좋은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들을 소개할 수 있는 자리를 꾸준히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서울독립영화제는 독립영화의 선순환 생태계를 위한 창작 지원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올해는 배우 변우석이 후원한 단편 공모 'SIFF X 변우석: Shorts on 2025'가 신설돼 '사랑'을 주제로 한 483편의 시나리오가 접수되며 화제를 모았다. 또한 기획개발(CREATIVE LAB), 제작·배급·후반제작지원 등 다양한 사업과 함께 류승완 감독의 '외유내강상' 및 연상호 감독의 '와우포인트' 후원 등 기성 감독들의 연대를 통해 창작자 발굴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2020년부터 인디그라운드와 공동 주관하는 '넥스트링크'는 창작자와 배급사를 연결하는 산업 플랫폼으로, 배급사 외에는 투자사·제작사 등을 포괄하는 다양한 사업을 시도해 오고 있다.
김동현 프로그램위원장은 "지난 8년간 집행위원장을 맡아오다 올해부터는 프로그램위원장으로 인사드리게 되었다"며 "영화제 예산이 복구되고 정상 개최를 통해 관객을 만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이어 "영화의 위기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서울독립영화제 출품작과 상영작의 규모를 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며 "향후 지속가능한 창작 생태계를 위한 영화제의 산업 프로그램이 강화될 전망이고, 올해는 배우 변우석이 후원하는 단편제작 지원을 신설했다"고 소개했다.
공식 기자회견의 마지막 순서로 개막작 '무관한 당신들에게'의 손구용·이종수 감독과 박봉준·하성국·한새연·황현빈 배우가 참석해 영화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개막작으로 선정된데 대해 소감을 발표했다.
영화평론가 문주화의 기획으로, 네 명의 영화감독이 참여한 '무관한 당신들에게'는 박남옥 감독의 '미망인'(1955)을 상상적으로 복원하고 새롭게 써 내려간 작품이다. 전시로 먼저 선보인 이 프로젝트는 서울독립영화제를 통해 재해석된 '각자의 <미망인>'을 스크린 위에 다시 올리며, 과거의 영화가 아닌 동시대의 영화로 재탄생시키는 특별한 영화적 체험을 가능케 할 것이다.
공식 기자회견을 성공적으로 마친 제51회 서울독립영화제는 11월 27일(목)부터 12월 5일(금)까지 9일간 CGV압구정 및 CGV청담씨네시티에서 개최된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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