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오전 광주 서구 서부경찰서에서 '뺑소니 사망사고' 마세라티 운전자 김모(33) 씨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지난해 9월 광주에서 수입차인 마세라티를 몰고 난폭운전을 하다 사망사고를 낸 뒤 달아난 30대 남성에게 징역 7년 6개월형이 확정됐습니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32살 김모 씨에게 이같이 선고한 원심 판결을 지난달 확정했습니다.
김 씨는 지난해 9월 24일 새벽 술을 마신 상태로 운전하다가 광주 서구 화정동 도로에서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추돌해 1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다치게 한 뒤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당시 사고로 배달 일을 마치고 새벽길에 퇴근하던 오토바이 운전자가 다치고, 함께 탔던 여자친구는 숨졌습니다.
그는 사고가 나자 지인들에게 연락해 "음주 교통사고를 일으켰는데 도망가야 하니 대전까지 차량으로 태워달라",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야 하니 대포폰을 구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사건 은폐를 시도하고 도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심은 김 씨에게 적용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10년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2심은 음주운전, 범인도피교사 혐의는 무죄로 보고 도주치사 등에 대해서만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2심은 김 씨가 섭취한 알코올의 양이 엄격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수사기관에 의해 특정된 김 씨의 음주량은 수사기관이 추측한 수치에 불과하다"며 "이를 근거로 위드마크 공식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2심은 김 씨의 범인도피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방어권 남용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판례상 범인이 스스로 도피하는 행위는 처벌되지 않고, 그에 따라 도피를 위해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 역시 처벌되지 않습니다.
다만 허위 자백을 하게 하는 등 방어권 남용까지 나아갔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범인도피 교사죄가 성립합니다.
김 씨와 검사 모두 불복했으나, 대법원도 이런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한편 김 씨가 사망사고를 낸 사실을 알면서도 김 씨에게 대포폰을 제공하는 등 도피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34살 오모 씨는 2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상고하지 않아 징역형 처벌이 확정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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