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금호타이어 곡성공장 구내식당에서 조리·배식 업무를 담당한 협력업체 근로자들에 대해 불법파견을 인정한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혔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협력업체 직원 김 모 씨 등 5명이 금호타이어를 상대로 낸 근로에 관한 소송에서 최근 원고 일부승소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에 돌려보냈습니다.
이들은 지난 1992∼2010년 금호타이어 협력업체에 입사해 곡성공장 구내식당에서 조리·배식업무를 하다가 2015년 금호타이어가 자신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습니다.
1심과 달리 2심은 "원고들이 금호타이어로부터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 파견 관계에 있었다"며 불법파견을 인정했습니다.
금호타이어 소속 영양사가 식단을 결정하고 조리 방법이 기재된 작업지시서를 협력업체에 제공했으며, 김 씨 등이 담당한 조리·배식 업무가 구내식당의 운영에 필수적 업무라는 것이 2심 판단의 근거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근로자가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할 때 파견법상 '근로자 파견'에 해당하는지는, △제3자가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됐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근로자의 교육, 작업시간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등을 바탕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법원은 "금호타이어 소속 영양사가 식단을 결정하고 작업지시서 등을 제공했으나, 작업지시서의 주된 내용은 간단한 조리 방법에 관한 것일 뿐 구체적 작업 방식 등에 관한 게 아니었다"며 "금호타이어가 업무 범위 지정을 넘어 업무 수행 자체에 관해 상당한 지휘·명령을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또 "원고들의 조리·배식 업무는 금호타이어의 주된 업무인 타이어 제조·생산 업무와 명백히 구별된다"며 "원고들이 금호타이어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돼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대법원은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이 금호타이어로부터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 파견 관계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원심이 금호타이어 소속 영양사와 원고들이 어떤 방식으로 작업했는지, 구속력 있는 지시·명령이 있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심리해 근로자 파견 관계 여부를 판단했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