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국립경주박물관에 도착해 이재명 대통령의 환영을 받으며 국빈으로서의 첫날 공식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11월 국빈 방한한 이후 약 8년 만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리나라를 또다시 국빈 자격으로 찾은 트럼프 대통령을 최고의 예우로 맞이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워싱턴을 찾았던 지난 8월 26일 이후 64일 만에 마주 앉으며 역대 최단기간 내에 한미 정상 간의 상호 방문을 이룬 양 정상은 굳건한 '황금빛' 한미동맹을 이루자고 다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주최한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뒤 회담에 임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회담 장소인 경주박물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공식 환영식을 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탑승한 '비스트'는 이날 오후 2시 12분 노란색 전통 복장을 한 취타대의 선도 아래 박물관으로 미끄러져 들어왔습니다.
회색 양복에 황금빛 넥타이 차림의 이 대통령은 이보다 약 8분 전 이곳에 미리 자리해 차량에서 내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웃으며 맞이했습니다.
훈민정음 문양이 새겨진 이 대통령의 황금빛 넥타이는 이번 회담을 앞두고 특별제작한 것입니다.
황금색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고려한 환대의 의미로, 한미동맹의 '황금빛 미래'를 상징한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습니다.
푸른색 넥타이를 맨 트럼프 대통령은 환한 표정으로 이 대통령과 악수한 뒤 왼손으로 이 대통령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안내를 받아 레드카펫을 밟으며 박물관 안으로 함께 들어섰고 이후 방명록을 작성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와우, 훌륭한 회담을 위한 아름다운 시작이었다.
감사하다("Wow! Such a beautiful opening to a great meeting. Thank you")'고 적었습니다.
양 정상은 장내에 마련된 연단에 올라 의장대를 함께 사열했습니다.
먼저 우리 측 군악이 울려 퍼지자 이 대통령이 오른손을 들어 경례했고, 미국 국가가 흘러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이 거수경례했습니다.
이후 애국가가 다시 연주됐고 이 대통령은 손을 가슴에 얹었습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미 측 공식 수행원들과 인사를 나눴고,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측 수행원들과 인사했습니다.
미 측에서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 케빈 김 주한미국대사대리 등이 자리했습니다.
우리 측에서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대통령실의 강훈식 비서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및 김용범 정책실장, 강경화 주미대사 등이 참석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사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하며 최고 수준의 예우를 했습니다.
무궁화 대훈장을 받은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및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입니다.
상훈법상 무궁화 대훈장은 우리나라 최고 훈장으로, 대통령과 그 배우자 및 우방 원수와 그 배우자 등에게 수여할 수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김태진 외교부 의전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수호 의지와 한미관계에 대한 헌신에 최고의 존경을 표한다"며 수여 취지를 설명하자 미소를 지으며 "대한민국 국민이 대통령님께 각별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드리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단히 감사하다"는 말을 연발하면서 "너무나 아름다운 선물이다. 소중히 간직하겠다"며 "(이를 통해) 굳건한 (한미)동맹관계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화답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과 다른 참석자들에게 잘 보이도록 측면으로 놓였던 훈장의 방향을 직접 정면으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기념하는 의미로 특별 제작한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했습니다.
김 의전장이 "한반도에 처음으로 평화를 가져온 신라의 정신과 한미동맹 황금기를 상징한다"고 설명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특별하다(very special)"고 감사의 뜻을 표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과 미국 간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훌륭하다(excellent)"며 감사의 뜻을 재차 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행원에게 선물 받은 금관 모형을 가리키며 "특별히 당신이 잘 챙겨라. 내 박물관 맨 앞줄에 소장하도록 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고 관계자들이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안내로 우리 측이 준비한 '트럼프 굿즈'도 둘러봤습니다.
마가(MAGA) 모자와 사진집, 성경,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저서 한글 번역본 등 트럼프 대통령을 상징하는 물건들로 구성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한 표정으로 전시를 둘러보며 자신의 전속 사진사에게 굿즈 사진을 찍게 한 뒤 부인 멜라니아 여사에게 보내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트럼프 굿즈 전시에 대한 반응이 좋았고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특히 자신과 멜라니아 여사의 저서 번역본을 가장 좋아했다"고 전했습니다.
공식 환영식 직후 오찬을 겸해 열린 회담은 87분간 진행됐습니다.
회담에는 양국 정부의 주요 관계자들이 배석했습니다.
이 대통령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모두발언이 끝나고 양국 정상은 비공개로 업무 오찬을 이어갔습니다.
이 자리에는 평화를 상징하는 꽃 '피스 릴리'가 배치됐습니다.
오찬 메뉴로는 우리나라 각지에서 난 제철 식재료 및 미국산 육류를 사용한 한식 퓨전 코스 요리가 제공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향인 뉴욕에서 유래한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이 가미된 전채요리를 시작으로 행사 장소인 경주 지역의 햅쌀로 지은 밥에 공주 밤, 평창 무·당근, 천안 버섯에 미국산 갈비를 사용한 갈비찜이 올랐습니다.
한미동맹 전성기를 기원하는 황금빛 감귤 디저트와 금으로 장식한 브라우니도 선보였습니다.
특히 디저트 접시엔 'PEACE!'(평화) 문구로 레터링 장식을 했습니다.
지난 8월 첫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피스메이커'를 하시면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한 것을 상기하는 차원으로 보입니다.
요리에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이 사용된 데 대해선 "뉴욕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의 성공 스토리를 상징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습니다.
한편 양국 정상은 회담 이후 '정상 특별 만찬'을 이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및 베트남·호주·뉴질랜드·캐나다·태국·싱가포르 정상 등 7개국 정상들과 인도·태평양 지역 내 경제협력을 논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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