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2026 한국경제 대전망'(21세기북스) 저자들이 29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출간 기념 간담회를 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내년 한국 경제가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돌파구를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경제추격연구소 이사장인 이근 서울대 명예교수와 오철 상명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 등 경제 전문가 35명은 신간 '2026 한국경제 대전망'(21세기북스)에서 내년 한국경제를 요약할 키워드로 물결이 용솟음치고 구름이 어지럽다는 의미의 '파용운란'(波涌雲亂)과 하늘이 무너질 것 같아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는 '천붕유혈'(天崩有穴)을 꼽으며 이같이 내다봤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전통적 서방 국가들이 미국과 멀어지고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내에서 티격태격하던 인도와 중국이 새롭게 결합하는 등 미중 양국 구도가 미국, 유럽, 브릭스 등의 삼극 혹은 다극화 구조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이들은 그러면서 "2026년은 국내외적으로 여러 변수가 어지럽게 작동하는 무척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일련의 상황에서 환율, 수출, 경기, 금리, 내수 등에서 한국 경제에 파장을 미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내년 경제에 긍정적 요인이 있다고 봤습니다.
우선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인공지능(AI) 플랫폼 등 미래산업의 성장이 기대되며 조선·방산·원전 등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재건 사업 과정에서 한국에도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올해로 10년째인 한국경제 대전망 출간을 기념해 오늘(29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근 명예교수는 "내년 경제는 실물에서는 좀 약한 모습일 것이고 금융, 주식시장, 부동산시장은 강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실물과 금융 자산의 괴리가 핵심 키워드"라고 말했습니다.
이 명예교수는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이 잠재성장률 3% 달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 자본이나 노동보다는 인공지능(AI) 중심의 혁신과 생산성 향상에 방점을 뒀다고 풀이했습니다.
다만 AI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현태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중 무역 갈등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굉장히 많은 기회 요인과 많은 도전 요인이 동시에 존재하는 게 사실"이라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그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면서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기회가 확대된 측면이 있지만 한국의 공급망이 중국과 얽혀 있어 제약도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미국 상무부가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공장 등을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프로그램에서 제외해 반도체 장비 반입 포괄적 허가를 취소하기로 한 것처럼 중국을 겨냥한 조치에 한국 기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근 명예교수는 "트럼프 1기 때는 미국이 중국만 때렸기 때문에 한국이 중국의 대안으로서 득을 본 측면이 좀 더 많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모든 나라를 다 때리고 있다"며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중국 견제가 아니라 미국 자체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 정책을 가지고 모두를 때리겠다는 것이라서 한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가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對)중국 전선이 흩어지니까 중국으로서는 현재가 더 좋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책은 유럽의 환경 규제 속에서 한동안 성장 가도를 달리다 최근 전기차 수요 축소와 중국의 저가 공세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K배터리 및 ESS(에너지저장장치)는 AI 데이터 센터 확산, 전력망 현대화 투자, 미국의 중국 견제 등에 힘입어 다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기대합니다.
이와 관련해 오철 교수는 화재 위험이 적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차세대 배터리로 각광받는 전고체 전지 분야에서 한국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중국이 가격 경쟁력이 더 있지만 특허나 기술 면에서 우리의 전고체가 중국보다는 앞서 있다"며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한미 관세협상 때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로 이목을 끌었던 조선산업은 순항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보람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2026년에는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가 본격화되는 해"라며 "세계 조선 시장의 수요는 약세가 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한국 기업은 미국과의 협력이 진행되고 수주 잔량이 충분해 수익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라고 관측했습니다.
집값은 일시적인 변동을 제외하면 결국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습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전반적으로 보면 여전히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는 요인들이 있다"며 "거시 요인과 규제에 의해서 일시적인 변동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우상향 하는 트렌드를 멈추기는 좀 어렵다는 생각"이라고 주택 시장을 내다봤습니다.
김 실장은 최근 결혼 인구가 증가하고, 가구 수가 늘고 있으며, 외국인의 주택매입도 활발해졌지만 착공 및 공급 물량이 감소해 증가하는 주택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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