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서해 한중 잠정조치 수역의 항해 데이터입니다.
오후 5시 반, 검정색 선으로 표시된 해양수산부 산하기관 해양조사선 '온누리호'가 수역 안으로 진입합니다.
온누리호는 중국이 이 수역에 무단 설치한 초대형 양식 구조물 선란 1호와 2호를 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붉은색 선으로 표시된 중국 해경 경비함 한 척이 온누리호 쪽으로 접근해옵니다.
꼬박 하루를 넘긴 다음 날 오전 9시 반.
온누리호는 중국 측 구조물에 거의 도착했는데 옆에는 새벽 내내 따라온 중국 해경 경비함이 바짝 붙어 있고, 칭다오 지역 항구에서 새로 출발한 중국 해경 함정 2척도 온누리호 방향을 향해 달려오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를 본 한국 해경 함정까지 온누리호 지원을 위해 모습을 드러냅니다.
양측의 항해선이 중국 측 구조물 주변에서 어지럽게 얽힌 뒤, 오후가 지나 한반도 방향으로 빠져나가는 온누리호와 한국 해경.
그 옆을 붉은 색 중국 항해선이 끝까지 따라붙습니다.
당시 중국 함정 두 척은 구조물 주변을 지나 귀항하는 온누리호와 한국 해경 함정을 15시간 동안 추적했고, 두 선박이 잠정조치수역을 벗어난 뒤에야 추적을 멈췄습니다.
양국 선박들은 가장 가까울 때는 3㎞ 거리까지 근접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늘(28일) 미국 싱크탱크 CSIS는 지난 달 말 중국의 무단 설치 구조물 점검에 나선 한국 선박과 이를 막아선 중국 해경 간에 대치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잠정조치수역은 한중이 어업분쟁 조정을 위해 양국의 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이 겹치는 곳에 설정한 수역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심해 연어 양식 시설이라며 이곳에 2018년부터 초대형 구조물인 선란 1호와 2호를 잇달아 설치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중국이 서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여러 차례 우려를 표했지만, 중국은 아랑곳하지 않고 2022년에는 석유 시추 설비 형태의 구조물을 추가로 설치했습니다.
지난 2월 26일에도 중국 해경이 온누리호의 구조물 점검을 막아서면서 양측 해경이 대치한 바 있습니다.
CSIS는 "중국이 의도적으로 서해 감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통제권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해 온 기존의 전략과 닮았다"고 분석했습니다.
(취재: 배성재, 영상편집: 김수영, 디자인: 육도현,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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