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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중 APEC 회원국이 아닌 나라는?" [스프]

[이브닝 브리핑]

이브닝브리핑
본격적인 얘기에 앞서 먼저 간단한 퀴즈 하나.
다음 중 APEC 회원국이 아닌 나라는?

1. 홍콩
2. 타이완
3. 러시아
4. 마카오

홍콩과 타이완은 태평양 연안이긴 하지만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는 중국 때문에 회원'국'일 수 있을지 살짝 의문이 들고, 마카오 역시 하나의 주권국으로 보긴 어렵죠. 러시아의 경우는 이번 경주 APEC 관련 기사에 등장하는 일이 별로 없어서 태평양에 접했지만 APEC 회원국인지 헷갈릴 수 있습니다. 쉽게 답을 찾는 분들도 많이 계시겠지만, 저는 이런 의문이 있어서 부러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정답은 4번 마카오입니다. 마카오는 정식 가입국은 아니고 현재 가입 의사를 밝힌 상태입니다. 정식 가입국 21개 나라 외에도 영국, 인도, 파키스탄, 몽골, 파나마, 사우디아라비아 등 15개 나라가 가입 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APEC은 명목상 국가가 아닌 경제권을 대표해서 참여합니다. 그래서 공식적으로는 국기나 휘장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창설 2년 뒤인 1991년 중국이 가입할 때,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가입 조건으로 고수하면서 만들어진 일종의 타협책입니다. 당시 WTO 가입 등 세계 경제 무대 참여를 적극적으로 희망하던 중국이 '경제권'을 대표한다는 명목 아래 타이완과 홍콩의 가입에 동의했고, 그 결과 1991년 중국과 홍콩 그리고 타이완의 동시 가입이 성사됐습니다. 이 과정에 1991년 APEC 회의 의장국인 대한민국의 중재가 있었던 걸로 평가됩니다.

북한도 APEC 가입 의사를 밝혔다는 인터넷 자료가 꽤 보이던데, 김대중 정부 등 역대 우리 정부가 여러 차례 초청 의사를 밝혔고 이번 경주 APEC에도 초청 여부를 검토했지만 북한이 APEC 가입 의사를 밝힌 적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외교부 대변인도 북한이 가입 의사를 밝힌 적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답을 줬습니다(담당국은 정신없이 바빠서인지 출입기자 질문에도 아직 답을 안 주고 있다네요. 확인되면 다음 기회에). 북한은 다만 과거 ADB 즉 아시아개발은행 가입을 타진했던 적은 있습니다.


한미, 미중, 한중 연쇄회담...갈림길에 선 APEC
이번 주를 흔히들 '외교 슈퍼 위크'라고 하죠. 31일과 다음달 1일 이틀간 진행되는 APEC 공식 세션을 중심으로, 앞서 지금은 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고, APEC 일정 중간중간 한미, 미중, 한중 등 중요한 양자회담도 연쇄적으로 열립니다. '자유 무역 확대' '경제-기술 협력 확대'를 기치로 만들어진 APEC으로서는, 2025년 4월 2일 트럼프의 '해방의 날' 선언 이후 새로운 무역질서를 열어가야 하는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입니다.

트럼프를 중심에 놓고 우리와 중국 일본이 돌아가면서 무역과 안보에 관한 일종의 '룰 미팅'을 연쇄적으로 가집니다. 이번 주 주목해야 할 APEC과 양자 협상 일정부터 정리해볼까요.
이브닝브리핑
동남아 찍고 일본을 들러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에 오는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한미 정상회담을, 30일 미중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APEC 정상회의 세션 전에 한국을 떠납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0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에 옵니다. 그래서 미중 정상회담이 30일 김해공항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트럼프로서는 미중 정상회담 찍고, 혹시 김정은이 만남에 응한다면 곧바로 날아가겠다는 계산으로 보입니다. 트럼프는 아무리 봐도 '노벨 평화상'에 진심인 듯합니다.

우리 관심은 APEC 자체보다 이를 무대로 펼쳐지는 한미, 한중, 미중 연쇄 정상회담에 더 가 있는 게 사실이죠. '미중 밸류체인 분리' '관세의 무기화'를 통해 세계 무역질서를 전면적으로 바꾸겠다는 트럼프가, 글로벌 경제협력이 모토인 APEC의 주연 행세를 하는 건 사실 모순적입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그게 냉정한 국제사회 힘의 논리인 것을.


마음 급하면 진다! 남북미중 '협상의 기술' 이브닝브리핑
트럼프는 아시아 방문길에 오르면서 "한미 간 관세협상 타결이 임박" "우리(미국)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조건들을 (한국이) 수용하는 즉시 타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자신들은 조건을 던졌고 한국이 받으면 마침표가 찍힌다는 일종의 압박입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 공개된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에서 "3500억 달러 투자 패키지 주요 내용에 관한 양국 간 논의가 아직 교착상태"라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에서는 "APEC이 시한이 아니다. 특정 시한보다 국익 극대화, 상호호혜적 결과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합의가 늦어지는 부담감 때문에 마음이 급해져선 안 되고, 속도보다 방향과 내용이란 뜻으로 읽힙니다.

마음이 급한 쪽이 '스타일 구기는 상황'이라는 점은 북미 간 메시지를 보면 더 명확해집니다. 트럼프가 "북한은 일종의 뉴클리어 파워(NPT의 핵보유국 즉 Nuclear-Weapon States와는 다른 표현이자 의미겠지만)" "북미 만남에 100% 열려있다"는 말로 적극적인 의사표현, 거의 애정공세에 나섰습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망상을 걷어치우면 만날 수 있다"란 발언에 대한 성의표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김정은은 실무 책임자인 최선희 외상을 러시아로 보냈습니다. 사실상 이번엔 어렵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몸값 높이기일뿐 아직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희망적' 해석도 나오지만, 글쎄요 김정은이 판문점에 와서 트럼프를 만날 분위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북미 간 주고받기는 트럼프가 서두르고 김정은이 속도 조절 간보기를 하는 형국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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