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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외교장관, 중간선거 나흘 앞두고 사의 표명

아르헨티나 외교장관, 중간선거 나흘 앞두고 사의 표명
▲ 지난 7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헤라르도 웨르테인 외교장관 옆에서 기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산티아고 카푸토를 둘러싼 권력 다툼 속에 헤라르도 웨르테인 외교장관이 22일(현지시간)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웨르테인 장관의 사임 의사 표명은 오는 26일 중간선거를 불과 나흘 앞둔 시점에 이뤄져 정치권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앞서 밀레이 대통령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선거 이후 내각을 개편하고, 자신의 전략가인 카푸토를 내각 주요 보직에 임명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각료 일부 교체는 예고된 수순으로 여겨졌지만, 공식 직책이 없는 카푸토가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점에서 정치권과 여론이 술렁였습니다.

밀레이 대통령의 발언 직후, 카푸토와 관계가 좋지 않았던 웨르테인 장관이 오는 27일 사임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결국 그는 이날 공식적으로 사임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현지 매체 암비토는 웨르테인 장관이 이미 밀레이 대통령에게 사임 의사를 전달했으며, 양측은 선거 이후 발표하기로 합의했지만, 웨르테인 장관이 언론에 이를 먼저 흘려 대통령의 반응을 떠본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웨르테인 장관은 재계 출신으로, 아르헨티나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밀레이 정부 출범 직후에는 주미대사로 임명됐다가 지난해 10월 외무장관으로 발탁됐습니다.

그의 사의 표명 배경에는 최근의 방미 과정에서 불거진 외교 혼선과, 카푸토 측과의 권력 갈등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지난 14일 밀레이 대통령의 백악관 방문 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서 (밀레이가) 패하면 지원할 수 없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고, 아르헨티나 정부는 "2027년 대선을 언급한 것"이라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가 SNS에 "중간선거"라고 명시하면서 논란이 증폭됐습니다.

이후 카푸토 진영의 친정부 인플루언서들은 "외교부가 기본적인 외교 의제 조율조차 실패했다"며 웨르테인 장관을 비판했습니다. 이 외에도, 백악관 공식 오찬 자리에서 양측 통역이 배석하지 않아 대통령의 발언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실수도 있었습니다.

현지 언론은 밀레이 정부 내에서 카푸토가 트럼프 참모 출신 로비스트인 배리 배넷과 직접 연락하며 '비공식 외교 채널'을 운영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웨르테인 장관은 이를 문제 삼았고, 그 결과 공식 외교라인과 카푸토 라인이 충돌하면서 외교 혼선이 빚어졌다는 것입니다.

또한 카푸토 측은 미국과의 무관세 무역협정 지연이 웨르테인 장관의 이해관계와 연관된 특허 및 의약품 문제 때문이라고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현지에서는 카푸토가 아르헨티나 총리급에 해당하는 수석장관으로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으며, 이에 따라 웨르테인 장관이 사의 표명을 서둘렀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카푸토는 올해 40세로, 루이스 카푸토 현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의 육촌 조카이자, 밀레이 대통령의 최측근 정치 전략가로, 정권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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