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EU(유럽연합)의 외교수장이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는 건 잘못된 전략'이라며, 미국을 향한 작심발언을 내왔습니다.
칼라스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현지시간 20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EU 외교장관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합의하려면 돈바스의 나머지 지역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러시아가 가해자, 우크라이나는 피해자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원하는 것을 갖도록 양보하면 더한 것들이 계속 뒤따를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이미 수차례 경험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7일 미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전체를 러시아에 넘기라고 강요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돈바스의 약 90%를 점령한 상태고 전선은 교착 상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돈바스 지역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미·러 정상회담 개최지로 EU 회원국인 헝가리가 낙점된 데 대해서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이 발부된 사람(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EU 국가에 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푸틴을 만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었으면 하는 게 나의 바람"이라며 "실제로 (종전) 합의해야 하는 것은 그 두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독일, 영국, 폴란드, 핀란드 등 주요국 정상도 우크라이나 지지 메시지를 연이어 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