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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C 수배' 푸틴, 헝가리까지 유럽 영공 지나야

'ICC 수배' 푸틴, 헝가리까지 유럽 영공 지나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주 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예고한 가운데, 푸틴 대통령의 유럽행 경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17일 뉴욕타임스(NYT), BBC 등 외신들은 미러 정상의 헝가리 회동을 앞두고 푸틴 대통령의 동선 등을 둘러싼 여러 장애물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전쟁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의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푸틴 대통령이 폴란드, 루마니아, 우크라이나와 같은 ICC 회원국의 영공을 지날 경우 체포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과 맞물려 러시아 항공기는 미국은 물론 유럽연합(EU) 영공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유럽 내륙에 위치한 헝가리를 푸틴 대통령이 방문하고자 한다면 이동 경로에 있는 EU 회원국들의 특별허가가 필요합니다.

지난 8월 미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 당시엔 미국은 푸틴 대통령 전용기에 운항 특별허가를 내줬습니다.

일단 회담이 열리는 헝가리는 앞서 ICC 탈퇴 절차를 밟고 있는 국가로, 오르반 빅토르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사입니다.

오르반 총리는 이미 푸틴 대통령과 통화로 미러 정상회담에 대해 논의했으며, 페테르 시야르토 헝가리 외무장관도 "푸틴 대통령이 헝가리에 입국해 성공적인 회담을 한 뒤 귀국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이동과 관련해 회원국들이 예외를 적용할 수는 있지만 그 결정은 반드시 개별적으로 내려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역시 이 문제를 각국의 결정에 넘겼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회담 당사자가 트럼프 대통령이므로, 나토 회원국이 그의 경유를 묵인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EU 회원국들이 예외적으로 푸틴 대통령의 이동을 허용하더라도, 푸틴 대통령이 우회 경로를 택할 수도 있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는 물론, 냉각 관계인 폴란드 역시 노선에서 제외해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가장 빠른 경로는 흑해 동부 연안과 튀르키예 쪽을 거쳐 불가리아를 지나 세르비아 또는 루마니아를 통과해 헝가리로 가는 것입니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도 잘 알고 있고, 에어 세르비아는 EU 영공을 통해 모스크바로 가는 직항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르비아는 EU 가입 후보국이지만 회원국은 아닙니다.

푸틴 대통령이 더 안전한 경로를 원한다면 튀르키예를 경유해 그리스 남부 해안을 돌아 몬테네그로 영공을 통과한 후 세르비아를 통과할 수도 있다.

이때 여정은 더 길어지게 됩니다.

미국 싱크탱크 독일마샬펀드의 바르샤바 소장 필립 베드나르치크는 푸틴 대통령이 체포 가능성과 관계없이 그냥 헝가리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ICC 회원국은 영장 발부 대상이 자국 영공을 통과하는 경우 체포할 수 있지만, 특히 어떤 비행기에 탑승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경우엔 반드시 체포해야 하는 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는 NYT에 "위험하긴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경유할 수 있는 여지는 남겨두는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미국이 외교적 목적으로 폴란드와 같은 동맹국에 푸틴 대통령의 경유를 허용해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고 그는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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