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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친형의 재산을 상속받기 위해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2부(김병주 부장판사)는 오늘(16일)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27년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지난 3월 26일 오전 5시쯤 부산 해운대구 한 아파트에서 흉기로 60대 아버지를 14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 씨는 범행 직전 골목길 폐쇄회로(CC) TV 사각지대에서 미리 준비한 옷으로 갈아입은 뒤 신발을 신은 상태로 집에 들어가 현관에 있던 목장갑을 끼고 부엌에 있는 흉기를 이용해 범행했습니다.
범행 직후 아파트 10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을 이용해 내려왔고, 아버지가 연락되지 않는다고 주변에 거짓말하거나 아버지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발신 내용을 남기는 등 알리바이를 만들려고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찰 첫 조사에서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이후 범행에 대해서 모두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진술해 왔다"면서 "참고인들, 경찰과 검찰에서 확보한 수사 보고서 내용들, CCTV 영상 자료, 부검 감정서, 조서, 압수 목록 등 보강 증거를 모두 종합하면 범행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12월 사망한 친형의 재산을 노리고 범행했습니다.
아버지가 상속을 포기하면 형의 부동산을 자신이 단독 상속받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A 씨는 앞서 성추행 의혹으로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당한 뒤 사실혼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 4명을 부양하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A 씨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폭력과 외도 등 가정 파탄을 겪으며 원망이 깊어 최근 10년간 연락하지 않았다가, 친형 사망 후 아버지를 찾아가 상속을 포기시키는 과정에서 불화를 겪었습니다.
재판부는 "범행 동기와 방법, 수단, 결과에 비추어 보면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매우 중해 책임에 상응하는 엄벌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검찰은 최근 A 씨를 친형 살해 혐의로도 기소했습니다.
A 씨 친형은 숨졌을 당시에는 뚜렷한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A 씨가 친부를 살해한 이후 친형의 사망 원인에도 의문점이 나오며 수사가 진행됐습니다.
A 씨는 경찰 수사 초기 친형을 사망하게 했다고 인정했다가 이후 철회했고, 검경은 보강 수사를 거쳐 살인에 대한 정황을 확보해 기소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